SSD와의 첫 만남
인텔 Core2Duo E4500가 장착된 구닥다리 데스크탑 PC가 한 대 있다. 이 PC 케이스에는 주연테크 로그가 인쇄되어 있지만 내부는 더 이상 주연테크라고 할 수 없는 상태다. 왜냐면
그래픽카드, 하드 드라이브, CDROM 드라이브부터 시작해서 기가랜과 RAM 확장이 필요해서 메인보드까지 바꿔 버렸기 때문이다.
메인보드를 바꾸니 주연테크에서 제공된 운영체제가 작동을 거부해 윈도우를 따로 구입했고 얼마 뒤 USB 3.0 카드도 후면 슬롯에 꽂았다.
그야말로 주연테크 슬림 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만 빼고 죄다 들어낸 셈이다.
혹자는 그럴 바엔 새 컴퓨터를 한대 구입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지 않겠냐고 할 지 모른다. 하지만 13만원을 지불한 윈도우 7.0을 빼고는 매년 한 차례 정도 교체하면서 대개 5만원쯤 들었으니,
1년에 5만원이라면 아무리 구닥다리 PC에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그다지 많다고 여겨지는 액수는 아니다.
메인보드까지 바꾸고 나니 이젠 몇년 더 버틸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런 생각이 깨진 것은 아들녀석이 맥북에어를 구입하고 나서부터다.
HDD대신 SSD가 장착된 맥북에어가 어찌나 빠르던지... 게다가 HDD 특유의 소음도 없다.
결국 Plextor M5 Pro 128 GB SSD를 구입해서 장착 했더니, 기어다니던 데스크탑 PC가 날라 다닌다.
그리고 나서 간단한 작업에 쓸려고 윈도우 노트북 하나 구입했는데, 이것도 SSD가 달려있다.
이래 저래 난 천천히 SSD의 속도에 길들여져 가고 있었다.
맥미니에도 SSD를...
내 책상 위에는 데스크탑 PC와 노트북 PC말고도 한 대 더 있는데 이게 애플사의 Mac mini다.
다른 PC와 달리 애플사의 OS/X라는 운영체제로 동작하는데, 사진 후보정과 간단한 동영상 편집에 아주 유용하다. 구입한 지 2~3년이 지난 이 맥미니에는 HDD가 달려 있다.
근데 사람은 참 간사스럽기도 하지... 처음에는 아무런 불만이 없었는데 점차 SSD의 속도에 길들여지다 보니 이젠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굼뜨게 작동하는 느낌이다.
서랍 속에 작년에 구입한 Plextor M5 Pro 128GB SSD가 하나 있다.
이걸 가지고 나 대신 맥미니에 SSD를 추가해 줄 수 있는 업체를 찾아봤다.
우리 지역에는 없다.
서울로 보내야 되니 시간이 오래 걸릴 것도 같고 귀찮기도 하여 포기했다.
그런 후 여러 달이 흘렀다.
최근에는 맥미니가 더 느려진 것 같은 기분이다.
결국 직접 해보기로 했다.
일단 SATA3 flat cable과 몇 가지 툴이 필요하단다.
국내에서 구입하면 55,000원 가량, 해외 eBay를 통해서 직접 구매하면 20,000원 근방...
덕분에 난생 처음 해외 직구를 해 봤다.
인터넷을 검색해 Mac OS/X 부팅 USB도 만들어 놨다.
그런데, 이것으로 준비가 모두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장착에 앞서 SSD를 펌웨어를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 해줘야 했고 BR2032 리듐 배터리가 필요했다.
준비물
- SATA3 flat cable이 포함된 툴키트
- 최신 펌웨어로 업데이트된 SSD
- BR2032 배터리
- OS/X 부팅 USB
-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장치 (스맛폰, 노트북, PC 등)
맥미니 분해 시작
맥미니 분해 과정을 자세히 보여주는 동영상을 켜놓고 분해를 시작한다.
분해 도중 메인보드에 납땜으로 고정되어 있는 커넥터 소켓을 떼어내 버리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어쩌겠는가?
분해를 계속한다.
메인보드를 탈착할 때는 'ㄷ'자 지렛대를 사용한다.
분해를 처음 해보는 입장에서는 지렛대를 어느 만큼 집어 넣어도 되는 지 가늠하기 힘들다.
여차 저차 해서 겨우 메인보드를 탈착시켰는데, 꺼내고 보니 지렛대 받침점 역활을 하는 구멍이 있다.
즉 지렛대가 받침점에 걸릴 때까지 끝까지 밀어 넣으면 된다는 말이다.
부품을 망가뜨리긴 했지만 결국 분해를 마쳤다. 정신을 가다듬고 나서 애플 서비스센터에 전화하니 메인보드를 통째로 교체해야 하므로 7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거란다. 약간만 보태면 신형 맥미니를 하나 구입할 수 있는 액수다.
어차피 애플 서비스센터에 가면 통째로 교체한다는데, 가기 전에 자가 수선이나 해보자 싶었다.
사실 자가 수선이 처음은 아니다.
오래 전 모니터에 노이즈가 심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특정 저항이 망가지면 그런 일이 생긴단다.
당시에도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보증 기간이 지난 이유로 새걸 사야 할 정도의 비용을 말하길래,
가까운 라디오쉑에 가서 테스터기와 납땜기, 그리고 저항을 사와서 내가 직접 고쳤던 적이 있다.
커넥터 소켓 수선
문방구에서 강력접착제를 사와서 커넥터 소켓을 기판에 고정시켰다.
접착제 도포시 납땜 연결이 필요한 단자 부위는 강력 접착제가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접착제가 묻어 있는 경우 납땜질이 잘 안될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이제 납땜질로 단자를 기판에 연결해 주면 될 것이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초소형 납땜기를 구입하려다가 가까운 한성컴퓨터 AS센터로 갔다.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땜질을 해오는 게 비용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시간이 많이 절약되겠다는 계산이었는데, 땜질을 해주시곤 그냥 가란다.
바이오스 배터리 교체
맥미니에도 다른 PC처럼 바이오스 배터리가 있다.
이 배터리의 수명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모르겠으나 분해한 김에 조립에 앞서 새 걸로 바꿔주면 좋지 않을까?
그런데 작은 문제가 있다. 맥미니에 사용된 BR2032라는 리듐 배터리는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아주 어렵다는 것은 아니지만 동네 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CR2032와 달리 BR2032는 판매하는 곳이 드물다.
특히 지방에서는 온라인 스토어를 통하지 않고는 만나기 힘든 녀석이다.
BR2032와 CR2032
BR2032와 CR2032는 크기(지름 두께)가 똑같으며 전압 또한 3.0V로 동일하다.
BR2032을 구하기 힘들 경우 상대적으로 구입이 쉬운 CR2032로 대체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R2032와 CR2032의 가격 차이는 예상를 넘어선다.
한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BR2032는 개당 2,880원, CR2032는 800원에 팔고 있다.
그러니까 세 배가 넘는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해서 검색해 봤다.
배터리 제조사 사이트에 가면 자세한 기술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비교해 본다.
(표들어감)
SSD 장착과 조립
위에 링크된 동영상을 따라하면 별다른 문제 없이 SSD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조립은 분해의 역순으로 하면 된다.
물론 동영상을 따라하면 조립 또한 쉽게 마칠 수 있다.
OS/X 설치와 마이그레이션
(다음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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