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아버지께서는 아무런 말씀도 없이 투박한 종이봉지를 내미셨다.
봉지에는 SLR 카메라와 플래쉬가 담겨있었다.
그렇게 카메라를 손에 잡고 나서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고 또 몇해를 더 넘겼다.
그 동안 내 손을 거쳐간 카메라는 똑딱이 포함 7대...
내 첫 카메라의 케이스는 낡아져서 버렸고, 뒷 덮개의 스펀지는 녹아내렸다.
하지만 내 사진 실력은 카메라를 처음 쥐던 그때와 별반 다름이 없다.
남들 따라서 인물이나 풍경을 흉내내보려 했지만 타고난 재주가 미흡하고 흥미도 일지 않고...
흥미가 생겨야 열정이 뒤따르는데 말이다.
많이 찍어봐야 사진도 느는 법인데, 열정이 없으니 항상 제자리다.
지난 주 웹서핑 중에 우연히 찾은 Photo Geek Contest 2013...
재미있는 사진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런 사진들이 내게 너무 익숙하다는데 놀랐고...
내가 몰랐던 내 정체성을 확인한 기분이랄까?
사진을 감상하다가, 문득 아내에게 내가 geek하냐고 물어보니,
“어. 몰랐어?“라고 반문하네.
갑자기 아내가 많이 낯설다.
사족 /
올해 대학에 입학한 아들 녀석은 내 DSLR을 빼앗아 갔다.
아버지와 나, 나와 내 아들 ..
우리 집의 3대는 그렇게 이어져 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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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출품된 사진 중에서 가져왔다.
마우스로 사진을 클릭하면 관련 사이트로 연결된다.
보케...
렌즈 손떨방
카메라를 떨어뜨려 렌즈 앞부분이 찌그러졌는데, 수리를 맡기면 카메라에서 렌즈를 탈착해야 하니 이미지센서에 먼지가 들어갈 것 같아서 싫더란다. 그래서 Nikon D800에 렌즈가 체결된 상태로 선반을 이용해서 직접 렌즈의 필터 체결 나사선을 깎고 있단다.
접사: Nex-6 에 다양한 접사 익스텐션 튜브와 벨로우즈를 연결하여 고배율 접사를 얻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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