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뭘 마셔볼까 하며 집어든 것이 샤또 샤스-스플린(Chateau Chasse-Spleen).
프랑스의 보르도, Moulis en Medoc 지방에서 생산된 크뤼부르조아급 와인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와인의 이름조차 제대로 읽지 못했다.
최근 인터넷 검색을 하고 나서야 샤또 샤스-스플린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선물로 받고선 바로 와인냉장고에 넣어 수 년을 묵히다가 냉장고 고장 덕분(?)에 최근에야 꺼냈으니 알 턱이 없긴 하지.
샤또 샤스-스플린은 신의 물방울 7권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만화에 따르면, 프랑스의 시인이자 작가인 보들레르가 사랑했던 와인으로 그는 이 와인을 마시며 우울증을 이겨냈단다.
와인 이름은 보들레르가 헌정했다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Chasse Spleen이 슬픔(우울)을 쫓아내다 정도로 번역되는 것 같다.
빈티지는 그레이트 빈티지라는 2005년이다.
2005년은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지난 50년을 통틀어 보르도 지역 와인의 가장 훌륭한 빈티지가 될 거라고 말했다지.
샤또 샤스-스플린에 대한 와인 애호가들의 반응이 흥미롭다.
한 블로거는 샤또 샤스-스플린을 애들이 주로 마신다고 폄하한다.
'가난한자의 라뚜르'라는 별명처럼 호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걸까?
다른 블로거의 샤또 샤스-스플린 시음 감상은 이렇다.
와인을 연지 1시간쯤 지나자 차츰 달콤한 향이 나기 시작하더니, 2시간쯤 지나자 과실향이 풍성하게 느껴졌다.
의외로 보르도 와인 특유의 꼬릿꼬릿한 향이 안나네?
3시간이 넘게 지나도 퍼진다는 느낌은 안들었다.
여튼 제법 사연이 깊은 와인이라는데...
이걸 지금 마셔버려야 하나 아님 몇년 더 묵혀놓을까?
갑자기 작은 와인냉장고를 하나 구입해야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최현태기자의와인홀릭] 보들레르가 사랑한 샤스 스플린
- 프랑스 와인의 등급에 대한 간략한 설명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Penfolds BIN 407 (0) | 2016.05.07 |
---|---|
다즐링, 와인, 전복 (0) | 2016.04.22 |
서울 모임 (0) | 2016.02.09 |
대설경보 해제... (0) | 2016.01.25 |
와인 처치하기... (0) | 2016.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