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이야기

해남 두륜산

레드얼더 2015. 12. 6. 15:59

산행일시: 2015년 12월 5일 (토)
산행지: 해남 두륜산 가련봉 (703 m)
산행코스: 오소재 주차장 - 오신재 - 가련봉 - 두륜봉 - 대흥사 - 대흥사 집단지구 주차장
산행거리: 11.4 km
산행시간: 5시간 0분


케이블카를 타고 너댓 차례 오른 적이 있지만, 걸어서 두륜산을 오르긴 오늘이 처음이다.
여튼, 보행 계단 등으로 산행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편히 두륜산을 즐길 수 있었으나 암릉 사이에 남겨진 옛산행로 흔적을 보면 절대로 쉬운 산은 아니었던 것 같다.





두륜산의 주봉은 630m의 두륜봉이 아니라 703 m의 가련봉이다.

봉우리 이름이 하도 가련하여 무슨 뜻인가 찾아보니...
석가모니께서 앉은 곳을 가좌(迦座), 또는 가련대(迦蓮臺)라고 하는데, 가련봉(迦蓮峰)은 여기서 비롯되었으며 ‘연꽃 봉우리’란 의미를 지닌단다.







내자에게 점심 사진을 보여줬더니 앞으로 산에 가면 홀애비라고 말하란다.
자기는 저리 챙겨줄 자신이 없으니 혼자 사는 척 하면서 얻어 먹으라는 말이다.






구름다리란다.
월출산 구름다리 같은 인공 다리인줄 알았더니 두륜산 구름다리는 천연 구름다리였다.






두륜봉에 서서 건너다 본 가련봉은 가련대, 즉 연꽃좌대를 닮은 듯 아닌 듯 아리송하다.

혹시 봉우리가 연꽃좌대를 전혀 닮지 않았음에도 다른 이유로 가련봉이라 이름 짓지 않았을까?
예를들어 그저 대흥사라는 대찰을 감싸안고 있는 봉우리 중에 최고봉이라서 그리 불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석가모니께서 두륜산 대흥사에 오신다면 가장 높은 가련봉 말고는 다른 어디에 모실 수 없을테니 말이다.

각설하고, 가련봉 뒤편의 봉우리는 고계봉으로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다.





남도의 대표적인 사찰 해남 대흥사, 많은 대종사와 대강사를 배출한 천년 고찰이다.
무위사나 미황사, 선암사같은 특별한 멋이나 볼거리는 없으나 묵직함과 여유로움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이상고온에 비까지 자주 내리다보니 벌써 봄인줄 알았을까?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 한 민가의 담장 위에 늘어진 멀꿀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다.
으름덩굴과의 늘푸른 덩굴식물인 멀꿀은 5월경에 꽃을 피우고 열매는 11월에 익는다.
간혹 철을 잊고 늦가을에 꽃을 피우는 멀꿀을 봤으나 이렇듯 12월에 꽃을 피우는 멀꿀은 처음이다.





두륜산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상록수림이 우거진 진도 첨찰산과 같은 위도상에 위치한다.
그렇다보니 첨찰산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동백, 사스레피, 남오미자, 멀꿀, 광나무, 참식나무, 가시나무, 자금우 등 다양한 난대 수종이 자생하고 있다.

오늘은 금방 터질 것만 같은 동백의 꽃봉오리가 고왔고 빨갛게 익은 참식나무 열매와 자금우 열매가 예뻤으며 무르익은 멀꿀이 탐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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