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7월 1일 (수)
산행지: 무등산 서석대 (1,100m)
산행코스: 상상수목원 - 시무지기폭포 - 시무지기 갈림길 - 규봉암 - 장불재쉼터 - 입석대 - 서석대 - 입석대 - 장불재쉼터 - 상상수목원
산행거리: 12.3 km
어제 오후 내내 비가 내렸다.
비와야폭포라는 별명을 가진 시무지기폭포가 장관일 것 같다.
주말 설악산 산행을 대비하여 좀 빡센 코스로 서석대에 오르려던 계획을 버리고 상상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산행기 I - 흔한 산행기
폭포의 수량은 생각보다 적었다.
비가 제법 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하루 종일 맑다가 흐리기를 반복했다.
한두 차례 비도 내렸고...
오늘 하루 가장 맑았던 순간은 지공너덜 쯤에서 였던 것 같다.
어제 오전 한의원에서 세번째 어깨 치료를 받았다.
자고났더니 어깨는 많이 좋아진 듯한데 서석대에 오르면서 보니 몸상태는 완전하지 못하며 특히 다리가 많이 아프다.
주말 대청봉을 오를 수 있을까?
더구나 나홀로 산행인데 말이다.
입석대쪽으로 되돌아 내려오는데 하늘이 다시 열리기 시작한다.
오늘까지 서석대 - 목교 구간이 공사로 인하여 통제된단다.
산행기 II - 생태 탐방 산행기
상상수목원에 도착하니 드문 드문 파란 하늘이 보이면서 햇살이 비춘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오전 내내 흐릴 것이라고 했는데 말이다.
횡재한 기분이다.
상상수목원에서 담은 밤나무꽃과 큰까치수염(큰까치수영)이다.
밤나무에서 긴녀석은 밤의 수꽃이고 초록색 가시뭉치는 밤의 암꽃이다.
큰까치수염과 유사한 까치수염이라는 꽃도 있는데 까치수염은 잎이 좁고 잎과 줄기에 잔털이 있다고 한다.
A 지점에서 다래나무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다행히 비옷을 꺼내 입을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우거진 나뭇잎들이 비를 막아준다.
무등산에는 다래나무를 찾기는 쉽지만 다래 열매를 만나기는 어렵다.
다래나무는 암꽃이 피는 암나무와 수꽃이 피는 수나무가 따로 있는 자웅이주 식물이라서 모든 다래나무에 다래가 열리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시무지기께에 이르니 비가 그친다.
때죽나무 잎이 빗방울에 젖어 있다.
머루나무로 생각되는 덩굴식물.
열매를 맺은 것 같은데, 꽃은 놓친건가?
아니면 지난 6월 13일에 찍어둔 것이 머루나무 꽃이었던가?
시무지기교를 건너니 바위채송화가 눈에 들어온다.
5월에 가졌던 남해 가족여행 때 여수 돌산도 바닷가에서 담은 땅채송화와 닮았다.
검색해보니 바위채송화가 육지 고산지역 바위에서 자라는 고산식물인 반면 땅채송화는 바닷가 바위나 모래땅 위에서 자란단다.
잎 모양으로 구별 할 수 있는데 잎이 가늘고 뽀쪽하면 바위채송화, 짧고 둥글면 땅채송화란다.
5월 24일, 여수 돌산도 방죽포.
바위 채송화 주변에 있는 개머루로 보이는 덩굴식물.
개머루에는 세 가지 변종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고 한다.
가새잎개머루 - 잎의 몸체가 다섯 갈래로 길게 갈라진다.
자주개머루 - 잎자루와 어린 줄기가 자주색이며 잎에 백색 반점이 있다.
털개머루 - 어린 가지와 잎자루, 잎의 뒷면에 털이 있다.
따라서 사진속 개머루는 털개머루가 아닐까 한다.
시무지기 폭포 바로 옆에 있는 참회나무의 열매.
그사이 알이 제법 튼실해졌다.
시무지기 갈림길에서 규봉암 중간 쯤(지도상의 B 지점)에 있는 참빗살나무 열매도 여물고 있다.
참빗살나무 아래에는 나무딸기가 자라고 있는데 항상 나를 헛갈리게 하는 녀석이다.
노박덩굴과의 미역줄나무다.
꽃이 지는 중인 것 같은데 저 분홍색 삼각날개는 열매인가?
꽃보다 열매가 더 이쁘네.
회목나무 서식지에서 회나무를 봤다.
지금까지 시무지기 갈림길에서 규봉암 사이에서 단 2그루만 확인할 수 있었는데 오늘 회목나무 서식지에서만 4~5 그루를 더 찾은 것이다.
게다가 이전에 찾은 회나무에 비해서 건강하며 열매 또한 많이 달려 있다.
회나무를 확인한 곳은 사진 속 너덜 부근이다.
회목나무 수피 모음이다.
각각 다른 4그루의 수피인데, 맨 나중에 있는 회목나무가 가장 굵다.
뭐 굵다고 해봐야 지름 3.5 cm 내외로 보이지만...
회목나무 수피는 베이지색 수성페인트 칠을 해 놓았는데 그게 시간이 지나면서 바래거나 벗겨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C 지점에서 4번 회목나무 수피를 찍는데 바로 옆에 낯익은 나무가 있다.
낯이 익다기 보다는 고향 당산에 있는 후박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나무다.
일단 찍어두고 산행을 계속하는데 입석대 주변에 같은 나무가 있고 거기엔 이름표가 붙어있다.
비목나무라고 한단다.
녹나뭇과의 낙엽교목인데 후박나무 역시 녹나뭇과에 속한다.
자주 만나지만 누군지 잘 알지 못하는 녀석들이다.
일단 첫 번째는 생강나무(Lindera obtusiloba) 잎이란다.
두 번째는 철쭉같고, 세 번째는 병꽃나무같은데 확실하지 않고 마지막 네 번째는 사람주나무같다.
규봉암을 지나친다.
이곳을 지날 때는 항상 규봉암을 들리는 편인데 오늘 시간도 그렇고 카메라 배터리도 겨우 25%가 남은 상태라 지나치기로 했다.
산에 오를 때마다 꼭 한가지씩은 빼먹고 오는데 오늘은 보조배터리를 두고 왔다.
디지털로 넘어와서는 필름이 필요치 않다는 핑계로 주저없이 찍어대는 편인데, 하산할때까지는 맘껏 찍는 호사는 더이상 없다.^^
장불재 쉼터를 오십여 미터 남겨둔 지점에 넙적한 바위가 누워 있다.
주변에는 덩굴이 무성한데, 나래나무 덩굴과 더불어 노박덩굴도 있는 것 같다.
노박덩굴은 본 적이 없으니 확신은 못하지만 사진속의 노박덩굴과 많이 닮아 보인다.
이것도 일단 찍어둔 다음 열매가 익을 가을에 확인해 봐야겠다.
고추나무 열매, 기린초, 철쭉.
다른 녀석들은 아직 푸른데, 뭐 그리 열받을 일이 있었던지 이 고추나무 녀석 혼자 빨갛다.
장불재 쉼터에서 장불재로 오르는 길가에 철쭉꽃이 피어 있는데 아마도 왜철쭉이라고 하는 영산홍이 아닌가 싶다.
영산홍은 철쭉이나 산철쭉과 달리 상록관목이라니 겨울에 보면 확실하겠지.
쥐똥나무꽃을 닮아서 쥐똥나무로 검색해 보니 버들쥐똥나무가 나온다.
확실치는 않지만 일단 쥐똥나무 혹은 버들쥐똥나무로 기억해 둔 다음 지켜봐야 겠다.
그나저나 같은 나무를 찍었는데 해가 들쑥날쑥 하는 바람에 노출이 달라져서 전혀 다른 나무처럼 보이네.
입석대 표지석을 지나면 이름표를 달고 있는 팥배나무가 한그루 서 있다.
이 팥배나무 주변에는 회잎나무처럼 보이는 나무가 있다.
언뜻보면 회잎나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새 가지에는 화살나무 특성인 화살 날개가 달려있다.
오래된 가지나 나무 밑동은 영락없는 회잎나무고...
그렇다면 너를 뭘로 불러줘야 할까?
화살나무라 불러야 하나 아니면 회잎나무라 불러야 할까?
양림산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복분자 나무 가지 한 개가 느닷없이 서양오엽딸기 특성을 보였던 것이다.
카메라만 들고 쏴돌아 다닐게 아니라 식물에 관련된 책이라도 읽어야 하나?
좀더 올라가니 똑같이 생긴 나무가 있다.
나뭇잎을 헤치고 큰 줄기를 살펴보니 이 녀석은 화살 날개를 달고 있다.
화살에는 화살의 비행특성을 결정하는 ‘전우(箭羽)’라는 깃털이 달려 있다.
화살나무 나뭇가지에도 전우를 닮은 날개를 달려 있어 화살나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다른 지역 회잎나무와 비교하여 잎의 크기는 작은 편이며 색은 광택이 있는 진한 녹색을 띠며 두께는 두껍다.
뭔가 강해보이는 느낌이랄까?
비단 이 화살나무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장불재에서 입석대를 거쳐서 서석대 사이에서 자생하는 대부분의 식물들이 동일한 특성을 보인다.
고지대인데다 강한 바람과 햇볕을 견디면서 자라다 보니 이런 형태로 변한 것일까?
다른 가능성은 이 나무가 화살나무가 아닌 좀화살나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잎의 크기가 화살나무에 비해 작다는 특징 외엔 좀화살나무에 관한 별다른 지식이 없는 내가 판단하기엔 어려운 문제다.
하산하면서 찍은 꿩의다리와 분홍색 산수국.
아마 승천암 인근일거다.
장불재 쉼터에서 만난 노루오줌.
배터리를 마지막까지 쥐어짜서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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