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이야기

사진으로 엮은 무등산 등산코스 - II

레드얼더 2013. 12. 27. 07:28

--- 3. 규봉암과 시무지기 폭포 ---


무등산 정상을 중심으로 한바퀴 도는 총산행거리가 약 15.7 km인 코스다.
산행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무등산의 절경을 감상 할 수 있다.


흔히 서석대와 입석대를 무등산 절경으로 꼽지만 내가 생각하는 무등산의 절경은 다른 곳에 있다.
규봉암을 품고 있는 규봉과 시무지기 폭포가 그곳이다.



원효사-장불재-시무지기 폭포: 9.6 km,   시무지기 폭포-꼬막재-원효사: 6.1 km, 총산행거리: 15.7 km



시무지기는 세 무지개의 전라도 사투리다.
그러니까 시무지기 폭포는 세개의 무지개가 뜨는 폭포라는 의미겠다.

시무지기 폭포가 알려진지는 대략 10년 정도 되는데, 폭포에서 무지개를 보는데는 대략 세가지 제약이 따른다.

첫째, 계절적인 제약이다.
시무지기 폭포는 비가 와야만 폭포가 형성되므로 여름 장마철에나 제대로 된 폭포가 만들어진다.
이런 이유탓에 시무지기 폭포의 별명이 '비와야 폭포'다.

둘째, 시간적인 제약이다.
시무지기 폭포의 무지개는 이른 아침에만 볼 수 있다.
그래서 시무지기 폭포 무지개를 보려면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야 한다.
(폭포에서 만들어지는 물방울에 햇빛이 굴절, 내부반사, 다시 굴절 과정을 거쳐서 빛이 분산되는 현상이 무지개다.
시무지기 폭포의 경우 이 굴절 각도가 맞는 시간대가 이른 아침이다.)

마지막으로 날씨가 맑아야 겠다.
흐린 날에는 무지개를 보기 힘들다.
전날 비가 많이 왔지만, 오늘은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이 쾌청한 날이어야 한다.
장마철에는 대개 흐린 날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상기해보자.^^


올해 7월 11일...
엊그제 비가 왔다.
많은 비는 아니지만, 비없는 장마가 계속되는 올 여름에 이 정도 비라도 감지덕지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오늘은 아주 맑은 날이 될 거란다.
시무지기 폭포에서 무지개를 볼 수 있는 날이 될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 씻고 배낭을 꾸린 후 차를 몰아 원효사 옆 주차공간에 차를 대니 해가 뜨기 시작한다.



2013년 7월 11일 5시 43분 05초. 여명 속의 원효사 범종각




동화사터에서 맑던 하늘이 청심봉에 가까워지니 갑자기 안개가 몰려들어, 중봉에서는 사위를 안개 장막이 휘감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안개를 헤치면서 걸어갔다.
다행히 안개는 금새 사라지고 장불재에 이르러서는 쾌청한 하늘이 나타난다.



7월 11일 장불재. 규봉암 취재를 나온 지역 방송국 차량. 규봉과 규봉암은 광주 소개 프로그램에 단골로 등장하는 곳이다.


장불재에서 규봉암 방향으로 3 km쯤 걸어가면 시무지기 폭포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10분여를 내려가면 시무지기 폭포를 만날 수 있다.

원효사에서 중봉, 장불재를 거쳐서 시무지기 폭포까지 오는데 2시간 40분이 걸렸다.
원효사에서 꼬막재를 거쳐 시무지기 폭포로 오면 2시간이면 된다.
시무지기 폭포에서 만난 화순 아지매들에 따르면 화순 이서면 인계리에서는 50분이면 시무지기 폭포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시무지기 폭포 갈림길은 장불재에서 규봉암 방향으로 3 km쯤 가면 만난다.


올 장마철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아서 폭포줄기가 시원찮다.




시간을 맞추지 못했거나 폭포 수량이 적은 탓일 수 있겠지만
시무지기 폭포의 무지개는 기대했던 것에 비해 심하게 초라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단 한번의 탐방만으로는 장담할 수 없는 일, 내년 장마철에 다시 와 볼 것이다.




시무지기 폭포의 무지개만 아니라면 급하게 서둘 필요는 없다.
내 위치를 다시 장불재로 되돌려 보자.
나는 이제 장불재에 서 있는 것이다.

장불재에서 1.3 km 정도 규봉암 방향으로 걷다보면 석불암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석불암 방향으로 길을 따라 올라가자.
규봉암에 가는 길에 석불암과 지공너덜 그리고 보조석굴을 거치게 되니 도중에 볼거리가 많아서 좋다.







규봉을 보지 않고서는 무등산을 다녀왔다는 소리를 하지말라고 할 정도로 규봉은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규봉에는 광석대 외에도 은신대, 풍혈대, 설법대 등 10대(臺)가 있으며

바위 틈틈이 자라는 나무와 규봉암이 어우러져 한폭의 멋진 산수화가 펼쳐진 듯 하다.

특히 광석대는 서석대, 입석대와 함께 무등산 3대 석경으로 불린다.



규봉암에 들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진속의 견공은 분명 전생에 도력높은 스님이셨을거다.







이제 규봉암 탐방을 마쳤으니 시무지기 폭포로 가볼꺼나?

규봉암을 나서서 꼬막재 방향으로 1 km쯤가면 시무지기 폭포 갈림길이 나오는데, 나머지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다.
다시 강조하지만 장마철이 아니거나 최근 비가 많이 온 적이 없었다면 시무지기폭포 탐방은 권하지 않는다.





--- 4. 무등산 순환버스와 백마능선 ---



버스로 무등산 자락을 관광하고 안양산 휴양림에 내려서 백마능선 산행을 즐기는 코스다.

백마능선은 무등산과 그 주변을 조망하는데 있어서 제일이다.
능선에 올라서면 북쪽으로는 규봉암, 입석대, 서석대, 천왕봉, 장불재, 중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서 방향으로는 광주시내와 화순읍, 가까이는 수만리 멀리는 월출산 천황봉까지 보인다.


또한, 봄이면 철쭉으로 단장하고, 가을이면 억새로 옷을 갈아 입고 산행객을 유혹한다.
더불어 백마능선은 호남정맥 13구간이 흐르는 곳으로 종주꾼들은 꼭 한번쯤은 지나치는 곳이기도 하다.



버스 이동거리 및 시간: 47.6 km, 1시간 26분 45초,   산행거리 (안양산 휴양림-장불재-증심사) : 11.2 km



주말에 광주역 앞으로 가면 무등산 순환버스를 탈 수 있다.
오전 3차례 오후 3차례, 하루 총 6회 운행하는 무등산 순환버스는 2시간에 걸쳐 무등산 자락을 한바퀴 돈다.






처음에는 광주시가 운영했으나 나중에 무등산 국립공원 관리공단으로 이관되었다.
올해는 11월 17일로 운영을 마쳤으며, 안타깝게 내년에도 계속 운행할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 한다.

순환버스는 말 그대로 순환버스다.
호수생태원에서 5분간의 정차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시내버스처럼 승객 승하차만 시키면서 정류장을 지나친다.
그러나 해설사가 동행하면서 무등산 주변의 역사와 명승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니 지루하지는 않다

요금은 일인당 2,000원으로 저렴하며, 승차권은 해당 버스에만 유효하다.
도중에 하차하여 주변 관광을 마친 후 다음 버스를 승차하려면, 요금을 다시 지불해야 한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충장공 김덕령장군을 모시는 충장사도 순환버스 경로에 들어있다.



무돌길은 15개의 구간에 51.8km로 이어져 있는 무등산 둘레길이다. 무돌길은 순환버스 코스와 많이 겹친다.



안양산 휴양림에 이르면 버스에서 내린다.
휴양림을 지나서 안양산에 오른다.
안양산은 육산 인데다 무척 가파른 탓에 초보자들은 힘들어 하거나 불만을 쏟아낼 것이다.
다행히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후 등산로가 정비되어 형편이 많이 나아졌다.

안양산 휴양림은 사유지라서 1인당 1,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안양산 정상 직전… 안양산 정상은 밋밋한 육산이다.


안양산에서 장불재 쪽으로 바라본 백마능선. 가운데 봉우리가 낙타봉이다. 뒤에 보이는 시가지는 광주시 남구이다.


화순쪽 방향. 가까이는 수만리와 만연산, 너와나 목장이 있다. 백마능선에 올라서면 사진보다 확트인 시원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쾌청한 날에는 월출산 천황봉도 보인다. 사진 오른쪽 상단에서 톡튀어 나온 작은 봉우리가 천황봉이다.


백마능선에 올라서면 좌로부터 장불재, 청심봉, 구상나무 군락지, 서석대, 입석대, 정상, 지공너덜에서 규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광주역에서 안양산 휴양림까지 순환버스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지루한 버스 탑승을 피하고 싶은 산행객들은 증심사에서 장불재로 올라 백마능선을 거쳐서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역방향 코스를 택한다.
이 경우 안양산 휴양림에서 광주로 돌아오는 버스 시간을 잘 계산하여야 한다.
화순 군내버스가 3차례 정도, 그리고 주말엔 무등산 순환버스가 6차례 휴양림앞을 지날 뿐이다.

안양산에서 내려와 안양산 휴양림 거쳐서 나올 때는, 휴양림 입장료를 받지 않더라.




--- 5. 밤에 즐기는 무등산 ---


지금은 야간 산행이 단속되고 있지만, 국립공원 지정 이전에는 무등산은 야간산행객도 편히 감싸주었다.
임도가 서석대 정상 바로 아래까지 나 있어 해가 지기 전에 오르고 해가 지면 임도로 하산하게 되니 안전 사고의 염려도 거의 없다.
가끔 늦은 밤 어두운 임도에서 맞닥뜨리는 토끼나 뱀, 혹은 꿩이나 두꺼비가 산행객을 놀래키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등산길(주황색): 5.2 km, 하산길(연두색): 5.8 km, 총산행거리: 11.0 km


무등산 야간 산행 코스는 1번 코스와 동일하게 서석대에 오른다.
하산시에는 임도를 따라서 걸어서 원효사로 돌아오는 것이 다르다.



동화사터 근방에서 맞은 일몰 광경.



랜턴을 비추면 물병은 멋진 무드등으로 변신한다.


서석대에서 내려다 본 광주 야경


서석대에서 망원렌즈로 담은 달.


얼음바위 옆 임도에서 올려다 본 무등산 정상.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 제1전망대에서 찍은 야경.



첨 / 헤드랜턴과 모기 쫓는 약은 야간 산행의 필수 장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