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1월 30일 (금)
산행지: 무등산 서석대 (1,100 m)
산행코스: 수자타 - 당산나무 - 중머리재-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 - 목교 - 중봉 - 동화사터 - 덕산너덜 - 바람재 - 무등산지질공원사무소 - 수자타
산행거리: GPS로거 측정 15.3 km
산행시간: 7시간 17분
월요일, 고향 친구가 부친상을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다음 날 늦은 오후에 내려가서 밤을 새고 수요일 오전에 올라왔다.
따라서 평소 갖던 수요산행도 못했고 게다가 주말에는 일이 있어 주말산행도 어려울 것 같아 오늘 산에 올랐다.
중머리재 약수터에서 올려다 볼 때만 해도 파란 하늘이었는데 용추삼거리 쯤에서 올려다 보니 흐리다.
장불재 쉼터에 앉아 올려다 봐도 여전히 흐리다.
운좋게도 올 겨울 산행에서는 옥빛 하늘을 질리도록 만났었다.
누린 자의 여유일까?
가끔 흐린 겨울날도 아주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가시거리가 짧다보니 풍경을 담는다기 보다는 눈앞에 있는 사물을 가지고 장난만 치게 된다.
중봉 표지석에 낙서가 있다.
작년 어느 천지분간을 못하는 놈이 표지석에 낙서를 해놨는데, 누군가가 낙서를 정으로 쪼아내 버렸다.
그런데 원래 낙서를 해 놓은 한심한 놈이 그 위에 또 다시 똑같은 내용으로 낙서를 해놓은 것이다.
맘같아서는 마커로 검게 칠해서 낙서를 덮어버리고 싶지만 그렇게 한다면 저 낙서쟁이 놈하고 뭐가 다르랴?
동화사터에서 덕산너덜을 따라 내려오는데 하늘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겨울 산행에는 하늘이 맑은 것이 좋다.
겨울산에서 볼 만 한 것은 눈과 눈꽃, 그리고 옥빛 하늘 뿐이잖는가?
귀신이 씌였을까?
평소 골짜기 길을 이용하여 바람재에서 증심사 지구로 내려가곤 했었는데 오늘은 향로봉 쪽으로 나있는 능선길을 따라 내려 가고 싶었다.
이 능선길에는 소나무가 제법 있는데, 내려오다가 왼쪽 아이젠 사슬이 소나무 뿌리와 엉켜버렸다.
다리는 묶였지만 앞으로 나아가던 힘이 있으니, 몸이 나무토막처럼 일자 형태로 땅에 처박힌다.
아니다, 땅이 다가와서 내 머리를 쳤다고 해야 하나?
다행히 젖은 흙길이라서 몇군데 긁힌 것을 빼고는 심하게 다친 곳은 없었지만 온몸이 흙투성이다.
일단은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지나치는 사람들마다 나를 쳐다보는 상황이 싫다.
7시간 17분이라...
뭐가 이리 오래 걸렸지?
사진을 찍으면서 걷다보면 늦어지는 거야 당연지사지만, 오늘은 유달리 시간이 많이 걸린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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