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이야기

[*] 덕유산 겨울 풍경

레드얼더 2015. 1. 10. 23:03


산행일시: 2015년 1월 10일 (토)
산행지: 덕유산
산행코스: 안성탐방지원센터 - 등업령 - 백암봉 - 중봉 - 향적봉 - 백련사 - 구천동탐방지원센터 - 삼공리 주차장
산행거리: GPS로거 측정 18.2 km
산행시간: 6시간 46분





어제 급체가 와서 3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한 상태로 산행에 나섰다.
잠을 못자 피곤한데다 쳇기가 가시지 않아 아침도 하는 둥 마는 둥 했고 산행 중에 점심도 거의 못했더니 기운이 없어 까무라질 것만 같다.
앉을 자리만 보이면 쉬었더니 산행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어진다.
사고없이 산행을 마친 걸 위안으로 삼아야만 할 하루다.

뭐, 작은 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침에 산악회 버스를 타려고 뛰다가 지갑을 흘린 것 같다.
돈이야 몇 푼 들어 있지 않았고 신용카드야 전화하면 다시 만들어서 보내주겠지만, 운전면허증은 어떡하지?






등업령을 오르기 전에는 이런 봄날씨가 따로 없다 하였더니 등업령에 올라서자마자 칼바람이 나를 난도질한다.
어제 덕유산에 눈이 왔다 하여 눈꽃을 기대했었는데, 이런 매서운 바람끝에 눈꽃이 남아날 리 없지.















향적봉 대피소를 110 m 남겨둔 지점에 주목ㆍ구상나무 군락지 표지판이 서있다.
여기서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의 1000 m 이상 고지에서 자생하는 소나무과 상록 교목이다.
무등산 중봉이나 입석대 주변에도 구상나무 군락이 있지만 자생 군락지가 아니라 식목으로 조성된 것이다.

구상나무의 이름은 제주 사투리에서 유래되었다.
1917년 영국의 식물학자 어네스트 윌슨이 조사차 제주에 왔을 때 사람들이 쿠살낭이라고 부르는 걸 보고 구상나무라 명명했단다.
성게를 사투리로 구살이라 하는데, 제주 사람들은 구상나무의 잎 모양이 성게와 비슷하다 하여 쿠살낭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야생 식물을 좋아하여 부지런히 그 이름을 익혀도 봄이면 가을꽃 이름을 가을이면 봄꽃 이름을 잊어버리지만
어촌에서 태어나 구살과 함께 자라온 추억 탓에 구상나무 이름만은 뇌리에서 쉬이 지워질 것 같지 않다.




지난 5월에 찍어둔 구상나무.



향적봉에 다다르니 갑자기 불어난 인파가 눈에 띤다.

겨울 덕유는 겨울철 인기 제일의 산 답게 향적봉 주변은 항상 사람으로 넘쳐난다.
곤돌라를 이용해서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데다, 눈도 많이 와서다.

오늘 같이 온 일행 중에 곤돌라로 향적봉에 오르기로 했던 B, C조 회원들이 곤돌라 탑승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작년 덕유산 눈꽃 산행의 데자뷰다.
이맘 때 주말엔 일찍 도착하지 못하면 두세 시간씩 줄을 서야 하니 빠듯한 당일치기 일정으론 곤돌라 탑승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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