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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armigan Ridge trail

레드얼더 2019. 9. 7. 00:05

2019년 9월 4일 (수)

Mt Baker & 진라면 매운맛



지난 번 Ptarmigan Ridge trail 백패킹은 너무 좋았으나 트레일의 끝까지는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Ptarmigan Ridge trail을 찾아 트레일의 끝을 보고 난 다음 하룻밤을 자고 와야지 싶었는데, 일요일마다 비가 내린다. 난 비오는 날의 백패킹은 싫거든. 여튼, 이러다간 해를 넘길 듯 싶어 일단 당일치기 하이킹으로 트레일의 끝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아침 4시 40분 출발하여 7시 20분에 도착하였으니 Artist Point까지 2시간 40분이 걸렸다. 하이킹은 7시 30분에 개시.




산 아래 계곡 깊이 갖혀있던 안개는 떠오르는 해를 따라 점점 불어난다. 밤새 풀잎과 나뭇잎에 응축되어 있던 물방울이 일출과 함께 상승한 기온에 의해 증발되는 것이리라.






Ptarmigan Ridge trail 주차장에서 1.1 miles 정도 떨어진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니까 Chain Lake trail에서 갈라지는 것이다. 사진은 Ptarmigan Ridge trail 초입에서 담은 Mt. Baker.


35 mm



11시, 갈림길에서부터 4.5 miles을 지나 트레일의 끝을 본다. 여기까지 오는 도중에는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Mt. Baker가 구름에 가려져 있기도 했지만 혹여 흰꼬리 뇌조 (White-tailed Ptarmigan)가 나타날까봐 긴장한 탓에 풍경을 담을 여유가 없었다. (풍경용 광각줌렌즈로 갈아 끼울 생각을 못했다.)


90 mm




렌즈를 광각줌으로 바꾼다. 그리고 진라면 매운맛을 끓이면서 인증 족사진 한 장...





대학시절 사진 잡지에서 사람의 눈과 가장 흡사한 화각이 50 mm라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완전하게 이해하질 못했었는데, 오늘에서야 알 것 같다. 베이커산을 35 mm로 담으면 내 눈에 보이는 것보다 많이 들어 오고 90 mm를 들이대면 너무 적게 들어온다. 50 mm대를 가져왔다면 딱 내 눈에 들어오는 만큼을 담을 수 있을 성 싶다.


35 mm



돌아오는 길에 담은 트레일 주변 풍경. 하늘은 맑으나 구름이 많아 땅에 그늘이 진 까닭에 노출이 많이 부조화스럽다.





처음보는 꽃이다. 꽃은 fireweed를 닮았으되 키가 작고 잎 또한 다르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dwarf fireweed로 검색해 보니 맞네. 맨날 풀떼기 이름만 익히다보니 이제 미국애들이 꽃이름을 짓는 패턴을 알아챘다고나 할까? ㅎㅎ




학명: Chamaenerion latifolium
속명: dwarf fireweed
국명: 난쟁이 바늘꽃

난쟁이 바늘꽃은 (아마 이미 그렇게 불리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내가 붙인 이름이고 캐나다나 알래스카쪽의 북극권 지역에 많이 서식하는 모양이다. Fireweed와 같은 바늘꽃과 바늘꽃속으로 분류된다.




학명: Erythranthe lewisii
속명: Purple monkeyflower
국명: 루이스 물꽈리아재비

Lewis' monkeyflower라는 이명을 가지는데, 이는 미국의 탐혐가이자 군인이며 정치가였던 Meriwether Lewis를 기리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란다. 원래는 Subalpine monkeyflower와 동일속(Mimulus)으로 분류되었으나 DNA분석 결과에 따라 새로운 속(Erythranthe)으로 재분류되었다. 이 꽃의 한글명(국명) 또한 내가 임의로 붙여본 것이다.




풍경이 좋다보니 수요일임에도 사람이 많다. 게다가 트레일의 elevation에 500 ft에 불과하다보니 연령대가 십대 후반에서 여든까지 다양하다. 제일 먼저 만난 팀은 십대 소녀 둘인 팀이었고 두 번째로 만난 팀은 7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커플이었다.





오늘 가장 흔했던, 그리고 한창이던 꽃은 monkeyflower였다. 꽃을 찍는데 옆에 있던 70대 할머니가 큰소리로 "Monkeyflower!"라 외친다. 꽃을 대해서 많이 아시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많이 모르지만 뒤에 남아 있는 동료가 잘 안다고 한다. 하지만 동료는 뒤에 남아 점심 식사 중이고 자신은 추워서 먼저 주차장으로 되돌아가고 있단다. 산행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dwarf fireweed 이름을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말이지.







학명: Mimulus tilingii
속명: Subalpine monkeyflower

Tiling's monkeyflower (학명: Mimulus tilingii Regel)의 변종으로서 완전한 학명은 Mimulus tilingii Regel var. caespitosus (Greene) A.L. Grant다. 한국에서는 Mimulus를 물꽈리아재비속이라 하니까 산-물꽈리아재비 또는 노랑-물꽈리아재비로 부르면 되려나?





트레일을 따라서 Cascade bilberry가 많았는데 알이 작고 아직은 맛이 덜하다. Cascade bilberry는 잎이 빨갛게 물들을 즈음이 제 맛이 드는데, 트레일 주변의 빌베리는 대부분 여전히 녹색 잎을 달고 있었다.




가는 내내 Mount Baker가 구름속에 숨어 있더니, 되돌아 오는 길에는 Mount Shuksan이 얼굴을 감추고 있다.




여기에도 대포렌즈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구나. 한 열명쯤 되는 팀이었는데 죄다 길쭉길쭉한 것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이번에도 실패. 오늘 Picture lake는 잔물결이 심하다.




주차장에 되돌아 온 시간이 오후 3시. 내려가는 길에 Picture lake에 들른 탓에 집에 도착하니 오후 6시 15분이었다. 오늘, 6시간 가까이 운전했고 (점심과 사진찍는 시간을 빼면) 6시간 정도 걸었다. 그리고 밤새 끙끙 앓았다. 산행이 피곤하기도 했지만 요즘 컨디션도 그닥이어서다.




참고 사이트


Overnight Backpacking Destinations
Fields of Flowers, Mt Baker
Chain Lakes and Table Mount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