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1일 (일)
Hope Lake Trailhead
Skyscraper Mountain에 갈까 싶었는데, 오늘 세탁소에서 옷 좀 찾아달라는 아들의 부탁에 마음을 접고 있었다. 근데 오늘, 일요일은 휴무란다. 하지만 너무 늦게 알았다. Skyscraper Mountain Trail은 레이니어 국립공원의 Sunrise Visitor Center에서 시작된다. 꽤 먼 곳이라 휴무일인 걸 알아봤자 당일이라면 너무 늦는다는 거지. 대신, 지금쯤 익었을 버지니아 딸기를 보러가기로 한다.
버지니아 딸기는 숲딸기보다 약간 컸다. 숲딸기는 검지 손톱보다 작았는데, 버지니아 딸기는 검지 손톱만 하다.
덜 익은 딸기는 마치 뽀빠이 과자속의 별사탕 모양이다. 대개의 버지니아 딸기는 아직 덜익은 상태라 일주일 정도 더 있어야 할 듯 하다.
주변에 내가 여름구절초 또는 유럽구절초라 부르는 프랑스국화(oxeye daisy)가 있어 담는다. 우리나라 구절초와 많이 닮았으나 구절초에 비해서 화심이 크다. 화심이 커서 oxeye daisy라는 이름을 얻었겠지만 어색함 어쩔 수 없다. 여튼 여름구절초는 지금이 끝물이고, 이때가 가장 예쁘지 않을 때다.
6월 중순께부터 시애틀 근교 하이웨이를 따라 가득한 흰꽃이 여름구절초. 유럽의 이민자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씨를 가져와 정원에 심던 것이 야생으로 흘러나가서 번졌다고 한다. 한국 구절초도 미국으로, 특히 동부쪽으로 건너와 Korean chrysanthemum이라는 이름을 얻었으나 여름구절초와 달리 이리 저리 교배된 탓에 본디의 청초한 모습을 잃어버려 안타깝다.
영화광들에게 있어 여름구절초란... 밀라 요보비치의 잔 다르크(The Messenger : The Story of Joan of Arc)에서 아역 잔다르크가 영국군에 살해당한 어머니의 무덤에 바친 꽃이다.
뭘 잡는 걸까? 사냥총에는 문외한이라...
Iron Goat Trail
바로 이웃인 Iron Goat Trail에 들렀다. 여긴 숲딸기가 많기도 하거니와 누군가가 이곳 트레일에서 sugarstick을 확인했다는 말이 있어서다. 결론은... sugarstick은 못봤고 죽대아재비와 숲딸기 등을 제외하면 이곳 식생은 Meadowdale Beach Trail과 흡사했다.
쐐기풀이 아주 많았다. Meadowdale Beach Trail처럼...
버지니아딸기나 숲딸기 등의 딸기류(strawberry)가 풀(草本)이라면 산딸기(raspberry)는 나무(木本)이다. 그래서 산딸기를 나무딸기라 부르기도 한다. 이 녀석은 California blackberry (학명: Rubus ursinus Cham. & Schltdl. ssp. macropetalus (Douglas ex Hook.) Roy L. Taylor & MacBryde). California blackberry 변종 중에서 가장 넓은 지역에 분포하는 종이다. 이름에서 짐작했겠지만 검게 익는다.
Iron Goat Trail - old cascade highway
스위스에서 만났던 숲딸기와 크기가 비슷하다. 열매는 익어가면서 더 길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Hope Lake Trailhead 근방에도 숲딸기가 서식하지만 여기만큼 많지는 않다. 따라서 버지니아 딸기를 보려면 Hope Lake Trailhead로 숲딸기를 만나려면 Iron Goat Trailhead로 가보는게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