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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ite Mountain

레드얼더 2019. 3. 10. 11:52

2019년 3월 9일 (토)
Granite Mountain
5629 ft (약 1715.72 m)



재작년 어느 가을 날, 딱 여기까지 올랐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오늘은 정상까지 가보기로 한다. 광각렌즈로 찍은 거라 사진 상으로는 그다지 경사가 심해 보이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경사가 급했고 양옆으로도 날카로워서 마치 대둔산 삼선계단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멀리 Lookout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카메라를 약간만 돌리면 레이니어산이 들어오겠지만, 안타깝게도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었다.




정상, 정말 힘들었다.
나 말고는 신청하는 사람이 없는 걸 보고 알아챘어야 하는건데... 여튼 이 분(산대장)과 단둘이 올랐다.




정상에 바람이 없어서 버너를 켤 수 있었다. 언 손도 녹이고 김치맛 컵라면도 끓여먹고... 바람이 불지 않아서 일까? 올라 오면서 반팔과 반바지에 게이터와 스노우슈즈 차림의 사람을 둘이나 봤다. 한 명은 50대 백인 남성, 다른 한 명은 60대로 보이는 백인 여성. 한겨울에 반팔, 반바지 차림이라니... 근데 여기 겨울산은 한국 겨울산처럼 말그대로 살을 에이는 듯한 그런 추위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점심이 끝날 즈음에 올라온 개가 내 입에 코를 들이밀면서 킁킁댄다. 제 녀석도 배가 고팠겠지. 주인 허락을 받고 Fig Bar를 하나 줬다.





하산길
수동으로 사진을 찍는데, 카메라 뷰파인더가 계속 어두워진다. 조리개를 계속 열어줬다. 당연하게도 사진은 과노출상태가 되고...




클립-온 썬글래스를 가지고 갔는데, 정상께에서 흘렸나보다. 그 탓에 약한 설맹이 왔고 말이다. 설맹으로 잘 보이질 않으니 카메라 조리개만 계속 열어줬던 것이다.




아마 여기 쯤이었을 거다. 내가 올라가다가 지쳐버린 곳이.... 스노우슈즈나 크램폰도 아닌 겨우 아이젠(여기선 microspike라 하더라)만 신은 탓에 몇번을 미끄러지다보니까 기운이 쑥쑥 빠져버리더라. 여기서 부터는 카메라를 자동으로 두고 찍었더니 하늘색이 좀 다른 사진이 찍혔다.




내려오다가 계곡 중 한 곳을 찍어봤다. 이것은 위로 올려다 본 사진.




이것은 아래로 내려다 본 사진. 정상부터 산아래까지 뻥 뚫려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비료포대가 있다면 정상에서 주차장까지 바로 내달릴 수 있겠다. 하지만 현실은 계곡에서 눈사태가 자주 일어나므로 그런 행동은 되도록 해서는 안된단다. 같이 오신 분은 이 산의 계곡에서 눈사태가 나서 다른 산행팀 3명이 눈이 파묻히는 것을 바로 옆에서 목격한 적도 있단다. 결과는 2명 구조되고 1명 사망.




A7m2 + 1635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