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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 산국과 감국

레드얼더 2017. 8. 28. 12:43

국화 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지금은 들국화가 산과 들에 피는 국화과 국화아과 여러해살이 풀을 총칭하는 말이 되었지만 한때 노란 꽃잎을 가진 산국과 감국을 들국화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국화과 산국속의 여러해살이풀 산국과 감국. 닮았으되 다른 둘을 여기 비교해 본다. 참고로 사진은 우연찮게도 흐린 날과 비오는 날에만 찍은 것들이라 색이 약간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산국
2016년 10월 11일
광주호 수변공원

◈ 산국은 꽃이 작다 (산국은 새10원 동전. 감국은 500원 동전 크기)






혹자는 산국은 잎이 둥근 편이고 감국은 길쭉하다고 하는데, 길쭉한 잎을 가진 산국도 있다. (들국화류는 잎의 변이가 무척 심하다.)





산국
2016년 10월 25일
영광 백수해안도로

◈ 산국은 줄기가 모여나며 곧추선다. (감국은 옆으로 누운다.)




◈ 산국은 꽃이 많이 달린다. (감국은 꽃이 커서 많이 달린 것처럼 느껴지지만 산국보다는 훨씬 적다.)







감국
2016년 11월 6일
목포 영산강 하구

쓴맛이 나는 산국의 꽃잎과 달리 감국의 꽃잎을 씹으면 단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감국(甘菊)은 달감(甘)자를 쓴다.

감국은 산국에 비해 바닷가에서 흔히 자라므로 내륙에서는 만나기가 쉽지 않다.[1] 그리고 국화차로 마시는 들국화는 감국이다. 산국은 독이 있어 차로 마시면 안된다고 한다. 감국이 국화의 조상이라는 설이 있다. 감국과 산구절초를 교배하여 현재의 국화가 만들어 졌다는 주장이 있으나 확정된 설은 아니다.




◈ 감국의 꽃잎은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산국은 듬성 듬성한 느낌.)




사진을 잘 살펴보면 가지가 마치 꽃이 무거운 듯 누워 있음을 느낄 것이다. 산국은 위로 향하지만 감국은 눕는다.






산국
2016년 12월 18일
새만금 방조제

겨울 바람을 맞으러간 새만금 방조제에서 만난 산국.
겨울 날씨치곤 온화한데다 바닷가라서 아직도 남아있는 듯...







산국(山菊)의 특성
꽃이 작다 (10원 동전).
꽃이 숱하게 달린다.
꽃잎이 덜 채워진 듯 엉성하다.
줄기/가지가 위로 향한다.
꽃잎을 씹으면 쓰다.


감국(甘菊)의 특성
꽃이 크다. (500원 동전).
꽃이 상대적으로 적게 달린다.
꽃잎이 빽빽하게 채워졌다.
줄기/가지가 옆으로 눕는다.
꽃잎을 씹어보면 단맛이 난다.



감국(甘菊)의 식물학상 분류

국내 학계에서는 산국과 감국을 국화과 산국속(Dendranthema)으로 분류한다. 국제 학계의 입장은 우리와 달라서 국화과 국화아과(Asteroideae) 국화족(Anthemideae) 구절초속(Chrysanthemum)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마 국제학회에서 한국이나 중국보다는 일본 학자들의 입장을 지지한 탓일 게다. 산국과 감국은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만 서식하는 탓에 동북아시아 식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라 분류를 결정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한국과 중국에 비해 서양 문물의 도입이 앞선 일본의 선점권과 자금을 앞세운 로비력으로 일본의 입장이 지지를 받지 않았을까하는 의심이 있다. 일본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고 우리와 견해가 다르다는 것이며, 항상 그렇듯이 국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여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X철]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사이트에 감국의 분류 문제에 관한 간단한 언급이 있어 옮긴다. "본 분류군은 구절초속(Chrysanthemum)에 흔히 분류하는데 최근의 한국식물지(Flora of Korea Editorial Committee, 2007)와 중국식물지(Flora of China)에서는 열매에 날개가 없다는 점을 들어 산국속을 구절초속과 다른 독립된 속으로 구분 짓는다."



동전의 지름 (단위 mm)
오백원 / 10원 = 26.50 / 18.00
25센트 / 1센트 = 24.26 / 19.05



참고한 사이트
1.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 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