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4일 (화)
정확한 포인트는 알지 못한 채 천봉산 대원사 주변 계곡에 흰얼레지 군락이 있다는 말만 듣고 천봉산 산행에 나선다.
군락을 찾지 못하더라도 운동 한번 했다 치면 그만이다.
며칠 전 흰얼레지에 흠뻑 취했던지라 많이 아쉽지도 않다.
산행은 산양정에서 시작된다.
여기서 천봉산 정상까지는 2.2.km의 가파른 육산길이다.
천봉산은 소나무와 굴참나무, 서어나무, 노각나무, 대패집나무가 특히 많았다.
노각나무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는데 노각나무가 이렇게 많이 자생하는 숲은 처음이다.
산 아래쪽은 굴참나무 뿐이었으나 임도를 지나서부터는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 다른 참나무도 제법 보인다.
드문드문 진달래가 피어있고 생강나무 꽃도 있다.
그리고 임도를 가로질러 10여분을 더 오르니 털조장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해발 609 m, 천봉산 정상이다.
천봉산은 나즈막한 육산으로 대원사를 안고 있다.
가까이에 모후산과 주암호가 있으나 산이 낮아선지 호수 조망은 별로다.
정상 진달래는 아직 꽃봉오리 상태였다.
철쭉은 더 말할 나위도 없고...
천봉산 정상에서 말봉산쪽으로 20분 정도 걸어가면 얼레지 군락지가 있다.
혹여 이곳에 흰얼레지도 있을까하여 찾았으나 흰얼레지는 없다.
말봉산에서 마당재를 지나 까치봉을 800m 남겨둔 지점에서 대원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천봉산에서와 다른 수종이 눈에 들어온다.
층층나무와 느티나무 수피다.
하산길 계곡에서 만나 피나물.
계곡길에서 가장 흔했던 피나물은 임도 삼거리까지 이어졌다.
흰제비꽃이다.
능선길에서 담은 남산제비꽃과는 잎 모양이 다르다.
남산제비꽃은 잎이 코스모스잎을 닮았고 흰제비꽃은 일반 제비꽃잎은 가졌다.
오호, 너는 누구더냐?
너도 바람꽃이 아니냐?
너를 만나러 계룡산까지 갔었고 물어물어 순천 상검마을을 뒤졌더니 여기 계곡에 자라고 있었다니...
괭이눈, 큰괭이밥, 자주잎제비꽃이다.
괭이는 살쾡이를 길들인 고양잇과 짐슴을 말한다.
송곳니가 발달되어 있고 발바닥에 살이 많아 소리 내지 않고 다른 동물에게 접근하기가 쉽다고 사전에 적혀있다.
대원사를 50여 m 남겨준 길가에서 담은 복숭아꽃.
일반적인 복사꽃과는 약간 달라보이지만 수피는 분명 복숭아나무다..
새 가지가 적홍색으로 살구나무과 같지만 꽃이 분홍색을 띠며 꽃받침도 뒤로 젖혀지지 않았다.
복숭아나무의 수피 무늬는 목각 아프리카 토인 인형의 입을 닮았다.
참고로 느티나무 수피 무늬는 모르스 부호를 연상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