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들이

시애틀에 다녀오다

레드얼더 2016. 5. 31. 23:00

5월 31일 오후 6시.
인천공항 50번 게이트.
제대한지 채 일주일이 안된 아들과 함께 아시아나 항공 OZ272 시애틀행 비행기 탑승 개찰을 기다리고 있다.

비행기에서는 아들과 떨어져 앉아야만 했다.
출발 두 시간 전에 발권을 했지만 붙어있는 자리가 남아 있지 않아서다.
발권 카운터의 직원말로는 우리가 마지막 9, 10번째 손님이라서 그렇단다.





아들은 복수국적자다.
20년 전 내가 대학원을 다닐 때 뉴저지에서 태어난지라 선천적 복수국적자다.

아들이 제대를 하면 1년동안 미국에 보내 세상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게 하고 싶었다.
아들 혼자 보낼 수도 있겠지만 두 살때 미국을 뜬 아들에게 있어 미국은 그냥 타국일 뿐이다.
게다가 등록 시일이 촉박하기도 하거니와 마땅한 대행처를 찾지 못해 내가 직접 데리고 나가는 것이다.





시텍공항에 내려 예약해 뒀던 렌트카를 픽업했다.
시텍공항에는 렌트카 사무실이 없고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 밖으로 나가야 한다.

Thrifty에 닛산 알티마를 예약했지만 그냥 동급차량으로 가져 가란다.
남아 있는 풀사이즈 세단은 (인기없는) 현대 소나타 서너대 뿐이라 소나타를 끌고 나왔다.
온라인 대행사를 통해 383,878원을, Thrifty에 사무실에서 151,124원에 풀커버리지를 추가 구입하였으니 하루에 76,429원인셈이다.
참고로 지난 3월 중순 호주 멜번 공항에서 빌린 도요타 캠리는 81,500원이었다.





일단 호텔에 체크인했다.
Hotel Five라는 3.5성급 호텔인데 내가 봐도 딱 3.5성급이다.
간단하게 씻은 다음 서둘러 린우드에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로 향한다.





6월 10일 오리엔테이션을 예약했다.
오리엔테이션 중에 테스트를 실시하여 그 결과에 따라 적합한 수준의 클래스에 배정해준단다.
여름학기는 7월 5일 시작이다 - 홈피에는 6월 초 시작으로 적혀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니었다.





이제 방을 구해야 한다.
일단 린우드에서 제일 큰 한인 마트로 갔다.
거길 가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마트내 주변 점포에서 전화를 개통했다.
음성과 문자 무제한, 데이터 3GB (기본 데이타 소진시 속도 저하) 조건의 선불폰으로 한달에 40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틀만에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애초엔 홈스테이를 하길 바랬는데 아들은 룸렌트나 아파트 쉐어를 원했다.
그리고 아들은 주변 환경이 좋은 집을, 나는 교통이 편리한 집을 우선하다보니 합의점을 찾기가 쉽진 않았다.





6월 2일, 세 번째 날.
체이스 은행에서 계좌를 열고, 린우드 DLO에서 미국 운전면허로 교환 받았으며 사회보장국에 가서 SSN 재발행을 신청했다.
은행 데빗카드는 일주일, SSN 카드는 2주일, 운전면허는 한달 안에 배달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곤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식사다운 식사를 가졌다.
어려운 일은 대충 처리했다는 안도감에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다.





방을 구했으니 생필품으로 채워야 겠지.
책상과 이불 등을 구하러 앨더우드몰(Alderwood Mall)에 왔다.
코스트코는 회원권이 없으니 들어가지 못하고 시어스 등을 들락거렸다.





네 번째 날인 6월 3일 금요일.
차를 주차장에 두고 버스로 집에서 학교까지 가봤다.
Swift라는 익스프레스 노선을 탔는데 갈땐 두 정류장, 올땐 한 정류장 거리였다.
버스비는 2불 25센트, 대학생은 15불만 내면 학기 내내 무료란다.





그리고 나선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으로 왔다.
숙소는 니스퀄리 입구(Nisqually Entrance)에서 300 m 거리에 있는 게이트웨이-인.
오두막(cabin)일줄 알았는데 그냥 룸이었다.

게이트웨이-인의 룸은 다시는 묵고 싶지 않은 곳이다.





니스퀄리 입구에서 25불을 내고 입장권을 구입한다.
입장권은 7일 동안 유효하므로 잘보관해야 한다.

눈이다.
입구에서 28 km쯤 올라온 파라다이스 주차장 바위 위에 눈이 쌓여 있다.
재작년에는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작년 5월엔 한라산에서 그리고 올해 6월엔 레이니어산에서 눈을 밟는다.





해는 뉘엿 뉘엿 서편으로 기울고 주차장에 가득하던 차들은 대부분 제갈길로 떠났지만 나는 미적거리고 있다.
가야 하지만, 발길을 뗄 수 없는 이 마음을 알까?






6월 5일, 그러니까 여섯 번째 날.
레이니어산에서 두 밤을 보내고 시애틀로 돌아 왔다.
시내에서 아들 옷가지도 사고, 귀국하는 유학생과 현지 교포로 부터 의자와 책상도 샀다.

그리고 귀국 전날인 일곱 번째 날.
시애틀 시내관광에 나섰다.






수륙양용 버스도 타고 스페이스 니들 타워 레스토랑에서 미국 와규 버거를 먹으면서 시애틀을 즐긴다.
파이크 플레이스의 스타벅스 1호점 방문도 빼놓진 않았다.







린우드로 올라와서 다시 KEG를 찾았다.
며칠 전에 먹은 립 스테이크가 아들 입맛에 맞았었나 보다.
점심으로 먹은 와규 햄버거로 배가 더부룩했지만 내일이면 헤어질 아들이 가자는데 어쩌겠는가?





6월 7일, 여덟 번째 날 아침.
반스 앤 노블에 들러 아들이 볼 시사 잡지 서너권과 내가 가지고 갈 한강의 채식주의자 영문판 구입했다.
그리고 나선, 아들은 집 앞에 내려준 다음 홀로 I-5 South를 타고 시텍공항으로 간다.





렌트카를 반납한 후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와 발권과 체크인을 마치고 14번 게이트 앞에 앉아있다.
미국 공항의 악명높은 시큐리티 체크인 소문에 놀라 너무 일찍 왔더니 개찰까지 세시간 이상 남았다.





보잉 777-200.
서너시간이 뒤엔 저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아들은 여기 미국에 남겨두고 말이다.





좌석번호 25D.
앞좌석 밑에 튀어나온 박스가 있어 발을 뻗을 수 없다.
이 좌석이 보잉777-200에서 최악의 자리 일거다.

자리 좀 바꿔달랬더니 안된단다.
좌석이 40% 가까이 빈 상태로 운항 중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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