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이야기

규봉암 고냥이

레드얼더 2015. 6. 13. 22:53


산행일시: 2015년 6월 13일 (토)
산행지: 무등산 규봉암
산행코스: 상상수목원 - 시무지기폭포 - 시무지기 갈림길 - 규봉암 갈림길 - 상상수목원
산행거리: 6.12 km



나는 심하게 피곤하면 잠자리를 옮겨다니며 잔다.
어제 밤에도 침대에서 자다가 일어나 거실로 나가 맨바닥에서 두세시간쯤 자다가 다시 침실로 들어가서 잤다.
군산 나들이가 많이 힘들었던 것일까?

아마 왕복 4시간이 약간 넘은 운전때문이지 싶다.
불편한 어깨 탓인지 아니면 몇달 전 로어암 전체를 수리한 후 승차감이 엉망이 된 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요즘은 운전이 너무 힘들다.

느즈막히 일어나 아침을 먹고 10시 30분에 집을 나서 11시 20분부터 등산을 시작했다.
원효사 코스는 너무 쉽고 증심사 코스는 아직 내자에겐 무리인 것 같아서 상상 수목원쪽으로 왔는데
힘들게 시무지기 갈림길에 오른 내자 왈, 시무지기폭포에서 시무지기 갈림길을 오르느니 차라리 증심사에서 중머리재를 타겠단다.










시무지기 갈림길에서 규봉암 사이에서 찾은 세번째 회나무.
회나무의 수피는 참회나무와 무척 흡사하다.
열매를 비교해 보지않고 회나무와 참회나무를 분간하기는 쉽지 않는 일일거다.






회목나무 개화가 시작되었다.
회목나무 열매는 본 적이 없는데 어떤 모양일지 궁금하다.






규봉암 아래쪽에 넙적한 바위가 있어서 늦은 점심을 하려고 배낭을 풀었다.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서 보니 바위 아래 작은 굴안에 고양이가 보인다.

애처롭게 울어도 보는 둥 마는 둥 했더니 입을 크게 벌리면서 햐~악하는 소릴 내는데 아마 나를 협박하는 것 같다.
깁밥 3개를 이 녀석 가까이에 놔두니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몸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나오더니 한 순간 획 달려들어 나꿔챈 다음 잽싸게 굴로 들어간다.
고양이는 미물이나 영물이 아닌 요물이라더니, 하는 짓을 보면 정말 그런가보다.






모기가 너무 많아 배낭과 김밥을 집어들고 양지 바른 곳을 찾아 올라갔는데 잠시 후에는 이 녀석도 따라 올라온다.
멀찍이 앉아 힐끔거리면서 시위를 한다.
김밥을 놔주면 잽싸게 달려들어 물고 사라진다.

서너차례 올라왔는데 올 때마다 오던 길로 오지 않고 다른 길(방향)로 온다.
고양이과 동물의 습성인가?

"야, 김밥 더 없냐?"라는 듯이 날 처다보는 고냥이 녀석.
가까이 하고 싶은 놈은 절대 아니다.






C 지점의 다래와 으름.
올 가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