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 OS/X와 아센 GPS855
GPS741을 보내다
얼마 전 꽤 오랫동안 함께 한 아센 GPS741 GPS logger가 이상 증세를 보여 서비스센타에 보냈더니 수리 불가란다.
너무 오래된 제품이라 부품이 없다니 안타깝지만 보내 줄 때가 된 것 같다.
스마트폰과 내장 GPS, 그리고 관련 앱의 발달로 portable GPS logger의 사용 빈도는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GPS logger가 필요한 경우가 제법 있다.
당장 지금 맞닥드린 해외여행이 대표적인 예이다.
해외 여행에서 사진을 찍고 바로 정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어디서 찍은 사진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진을 찍은 후 지오테깅(GeoTagging)을 해두면 사진 관리가 편하며 나중에 찍은 위치를 알 수 있어서 좋다.
고급 카메라에는 GPS 수신장치가 내장되어 자체적인 Geotagging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GPS 수신장치가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아들에게 뺐긴(?) DSLR에는 GPS수신 장치가 내장되어 있지만, 내가 주로 쓰는 NEX-6나 A6000에는 GPS 수신장치가 없다.
이런 경우 GPS logger를 구입하여 이동경로를 기록한 다음, 컴퓨터를 이용해서 사진에 Geotagging을 해야 한다.
참고로, 해외여행시 스맛폰을 사용한 GPS logging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단지 몇가지 문제점 때문에 아직은 GPS logger가 훨씬 편리하고 저렴한 해결책이다.
새 GPS logger가 필요하다.
새로운 GPS logger를 구입하는데 있어서 MS윈도우 PC만 쓰던 예전에는 없던 한가지 고려사항이 추가되었다.
내가 사진을 정리할 때 사용하는 PC는 애플사의 맥PC이며, 이번 유럽 여행에 들고 갈 노트북은 맥북에어라는 점이다.
즉, 애플사의 맥PC 운영체제인 OS/X에서도 GPS logger 안에 있는 데이터를 문제없이 읽어 올 수 있어야 한다.
먼저 Garmin사 같은 외국 제품에 눈을 돌렸다.
Garmin 같은 외국, 특히 미국에서 많이 판매되는 브랜드의 GPS logger는 가격이 비싸기는 해도 대부분 문제없이 OS/X를 지원한다.
하지만 이런 제품은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아서 해외배송 방식으로 구입해야 된다.
출국을 겨우 일주일 남겨 놓은 시점에서 길게는 10일에서 15일까지 걸릴지도 모르는 해외배송 제품을 구입하기는 무리다.
국내 제품은 OS/X를 지원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아센코리아에 전화를 한다.
아센코리아는 내가 사용하던 GPS741을 대만 TranSystem사로부터 OEM 방식으로 수입하여 판매했던 회사다.
아센코리아의 홈페이지에는 찾을 수 없었지만 대만 TranSystem사 홈페이지에 가면 OS/X용 드라이버를 다운로드 할 수 있었다.
아센 코리아의 최신 제품인 GPS855의 OS/X 호환 가능성을 물어보니 안된단다.
그래서 원 제조사를 물어봤더니, 그런 것은 없고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중국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단호하게 답한다.
나는 남의 말을 잘 믿지 못하는 못된 습관이 있나보다.
기어이 구글 검색을 해보니, GPS855는 CANMORE 브랜드로 팔리고 있는 G-Porter GP-102+ Portable GPS Tracker였다.
아센코리아의 GPS 855는, 전화 상담을 했던 직원의 주장과 달리, 자체 설계 및 하청 생산한 제품이 아니거나
혹은 CANMORE는 아센코리아사의 해외 판매 상표이거나 둘 중의 하나인데, 후자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는 것 같다.
아마존닷컴에서 GP-102+를 검색하니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The device does not need USB drivers and is automatically detected by PC as a removable disk.
이 장치는 대용량저장장치로 인식되므로 USB 드라이버가 필요없다는 말이다.
즉, 맥PC의 OS/X에서 드라이버 없이도 이 제품에서 GPS log 데이터를 읽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최저가 12만원, 구매 대행가 9만 6천원, 해외 직구 최저가 5만3천원
곧바로 온라인스토어에 주문했는데, 아센 GPS855의 국내 최저가는 12만원이었으며 주문 익일인 오늘 받아 볼 수 있었다.
미국 아마존이나 혹은 이베이에서 상표만 다른, 동일 제품인 CANMORE G-Porter GP-102+ 최저가는 미화 49.00달러(국제배송료를 더하면 75,000원)였다.
해외 직구에 불안한 마음이 있다면 옥션에서 CANMORE G-Porter GP-102+를 96,330원에 판매하고 있으니 구입하면 되겠다.
GPS855는 GPS741과 달리 액정창이 부착되어 있다. 액정창은 PC에 연결하지 않고도 GPS logger의 설정을 변경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바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데, 무엇보다도 GPS 수신감도와 배터리 상태를 육안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서 무척 편리하다. 사용 설명서는 초보자가 보기에는 약간 미흡한 느낌이지만 액정창을 통해 그림메뉴가 제공되므로 사용법을 익히는데 있어 큰 장애물은 아니다. USB 커넥터는 GPS741과 동일하게 mini USB인데, 이제는 micro USB로 바꿀 때가 되었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 유통되는 GPS로거는 대부분 제법 오래전에 개발된 탓에 mini USB를 적용한 제품이 많은 것 같다.)
맥PC에 연결하기
USB 케이블로 맥PC에 GPS logger를 연결한 다음 Finder를 클릭하면 아래와 같은 창이 열린다.
근데 자동으로 뜨는 장비 이름이 아센코리아의 ASCEN이 아닌 CANMORE네...
(Mac OS/X identifies it as a "CANMORE" unit. Apparently it is repackaged/OEMed by ASCEN Korea.)
GPS log 데이타는 Activities 폴더안에 FIT 포맷으로 저장된다.
FIT 또는 Flexible and Interoperable Data Transfer는 Garmin의 신형 GPS 장치에서 쓰이는 GPS 트랙이나 루트를 저장하는 파일 포맷이다.
GPS 장비 생산업체들은 자체적인 고유한 파일 포맷을 이용하여 로그를 저장하는 탓에 수많은 파일 포맷이 존재하는데,
이런 다양한 포맷의 GPS log 파일을 다른 프로그램, 예를 들어 구글 어쓰(Google Earth)에서 사용하려면 파일을 KML로 변환시켜줘야 한다.
이때 유용한 프로그램이 GPSBabel이다. GPSBabel은 무료 GPS 데이타 변환 및 조작 어플로서 MS Windows, Apple OS/X 혹은 Linux 버전이 있다.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CanWay는 MS 윈도우 전용 포토테깅 프로그램이라서 OS/X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애플 OS/X용 포토 테깅 어플은 따로 구입해야 되는데 myTracks이 가장 많이 추천된다.
가격은 US$14.99, 우리 돈으로 19,000원 정도이며 CanWay와 비교할 때 사용방법은 유사했지만 기능면에서는 더 우수했다.
앱스토어를 통해 설치 했는데 자체적으로 FIT 파일을 지원하니 GPSBabel이 없어도 된다.
GPS855는 시내와 근교에서만 테스트 해 봤는데 제법 정확하다.
GPS741도 시내와 근교에서는 궤적을 정확히 기록하긴 했었다.
단지 깊은 산이나 계곡 산행에서가 문제였지...
뱀다리... 실사용 후 덧붙임
쉬니게 플라테(Schynige Platte)와 하더쿨룸(Hader Kulm)전망대에 들렀다가 튠호수 유람선을 타고 튠에 내려, 튠에서 인터라켄까지 기차로 돌아온 하루 일정...
로깅 시작 시간이 7:22:29초로 기록되었지만 실제 현지 시간은 유럽의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 탓에 8:22:29초 였다.
GPS855 설정에서 서머타임 보정기능을 켤 수 있지만 그냥 놔뒀더니 현지 시간보다 항상 1시간씩 늦게 기록되었다.
GPS855를 켠 채 여러 시간대를 통과하면 시간 보정은 어떻게 될까?
프랑크푸르트 공항(GMT +1h)에서 GPS855를 켜놓고 한국(GMT +9h)으로 오면서 간간히 살펴보니 독일 현지시간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시간은 GPS855를 켤 때 시간을 계속 유지하는 것 같다.
참고로...
유럽지역의 서머타임은 매년 3월 마지막 일요일 오전 2시에 시작되어 10월 마지막 일요일에 해제된다.
따라서 GMT +1h인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는 한국과 시차가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어들며, 영국과 포르투칼은 9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어든다.
1. GPS855가 켜진 상태에서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는 경우, 충전 후 켜 보면 GPS855 셋팅이 초기화되어 있는 오류가 발생한다.
2. GPSBabel을 지우면 안되겠다. GPSBabel은 myTracks가 오류가 있어서 읽지 못하겠다는 GPS855 생성 FIT파일을 읽어준다.
(GPSBabel로 읽어서 GPX 포맷으로 저장한 후 myTracks for Mac OS/X에 읽히면 된다.)
3. GPS855를 깜빡 잊고 나간 경우, 지도를 이용해 사진에 Geotagging을 하는 유틸리티인 PhotoLinker는 상당히 괜찮은 해결책이었다.
4. GPS855 즉 CANMORE GP-102+ 영문판 사용설명서는 여기서 (클릭)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2-1. myTracks가 업데이트되면서 2번항의 FIT 파일 읽기를 실패하는 문제가 해결되었다. (myTracks Version 2.6.5 Build 1117)
두 번째 덧붙임: 누군가에겐 결함일 수 있는...
나는 산행 중에는 GPS855에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
산행 직전에 켜고 나면 산행을 마치고 나서 GPS855를 끄는 것이 전부다.
주요 포인트(POI)를 기록하려면 가끔씩 버튼을 눌러줘야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POI를 GPS로거에 기록하기보다는 사진으로 찍어뒀다가 집에 오면 myTracks같은 앱을 이용해서 POI를 정리한다.
이렇게 하면 산행 내내 GPS로거를 배낭이나 호주머니에서 꺼낼 필요가 없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분실 위험 또한 줄어드니 일석이조다.
하지만 요즘들어 산행 도중 GPS855를 꺼내어 확인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산행을 마치고 보니 GPS855가 이미 꺼져 있는 일을 두세 차례 겪고나서 생긴 습관이다.
GPS855가 꺼지는 이유는 간단했다.
GPS855는 전면에 누름 버튼이 두개 달려 있는데, 이 전면 버튼은 CANMORE G-Porter GP-102+의 전면 버튼과 달리 제법 돌출되어 있어서다.
돌출된 물체는 걸리적 거리기 마련이 듯이 돌출 버튼은 쉬이 눌리기 마련 아니겠는가?
동일한 제품에 왜 다른 버튼 커버가 적용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구입에 앞서 고려해 볼 문제같다.
CANMORE G-Porter GP-102+를 구입할 것인지, 아니면 GPS855를 구입할 것인지 말이다.
세 번째 덧붙임: 무쓸모
근래엔 이게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 조차 모른다.
요즈은 스맛폰으로 로깅을 해서다.
Geo Tracker라는 무료 앱을 깔아서 스맛폰 로깅을 한 다음, 집에 돌아오면 GPX 파일을 맥PC로 옮겨서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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