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풀
2018년 7월 4일 (수)
오래 전, 망가졌던 몸을 추스리는데 도움이 됐던 비수리차. 그 후로도 가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마시곤 했다. 작년에 미국에 건너와서는 구할 수 있는게 한인 대상 식품점의 비수리차(상표명 야관문차) 뿐이었는데 1g짜리 티백 하나로는 영 감질이 나는지라 결국 한국에 부탁하여 비수리를 받아 우려 마시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비수리를 보내달라고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비수리를 대체할 수 있는 차를 찾아서다.
미국 독립기념일 아침, 늘 가던 메도데일 비치 파크로 아침 산책을 나섰다. 가는 김에 담은 것이 쐐기풀.
쐐기풀과에는 40여 속이 있는데 여기에는 모시풀속과 쐐기풀속도 포함된다. 한국에는 모시풀, 거북꼬리, 개모시풀, 왜모시풀 등 모시풀속이 많은데 비해 미국에는 쐐기풀속 종이 더 흔하다.
메도데일 비치 파크에는 stinging nettle이 많다. Stinging nettle의 학명은 Urtica dioica이며 common nettle라는 이명을 가진다. 한국에서는 서양쐐기풀, 애기쐐기풀 또는 그냥 쐐기풀로 부르는 것 같다.
꽃망울
꽃이 작아서 사진을 크롭했으나 이 정도 밖에 안된다. 좀 더 크게 담을 수 있다면 좋은텐데.... 며칠 전 누군가가 사진 사이트에 올린 제품 소개글에서 본 저가의 중국제 2X 수동 매크로 렌즈가 눈에 아른 거린다.
이것은 꽃이 진 다음 여물어 가는 씨방.
잎, 꽃자루, 줄기, 잎자루 등 전체적으로 가느다란 가시가 나 있는데 쏘이면 제법 따끔하다. 손톱 바로 뒤를 쏘였더니 한참을 따끔거린다. 이는 가시가 날카로워서가 아니라 쐐기풀에는 히스타민 등으로 이루어진 독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맨손으로 만지거나 생으로 먹어서는 안된다.
약이 되지않는 풀과 나무가 어딧겠냐만, 쐐기풀을 검색하다보니, 이게 또 만병통치약이다. 약 뿐아니라 차로도 마시고 깻잎처럼 튀겨먹기도 한다. 그것 뿐이 아니다. 모시풀과 한 집안 식구라 놀랄 일은 아니겠지만 쐐기풀로 옷감을 생산하기도 한단다. 특히 내 관심을 끄는 것은 쐐기풀로 샴푸를 만드는 블로그였다. 요즘 그렇잖아도 머리가 근지럽고 비듬도 생기는 것 같은데 쐐기풀액이 두피에 건강을 넘어서 대머리에도 효과가 있다는 글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쐐기풀은 중세시대에 대머리 치료제로 쓰였단다.
쐐기풀차, 쐐기풀 추출액, 쐐기풀잎 분말, 쐐기풀 샴푸 등을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쐐기풀은 주변에 지천으로 깔려 있는지라 직접 채취하여 만들어도 된다. 효능이나 복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다음 링크에 정리되어 있다. 첫 링크의 글에는 주의할 점이 정리되어 있는데 당뇨환자는 섭취 금지, 이뇨제이므로 장기간 섭취 금지, 쐐기풀차는 혈압을 낮출 수 있으며, 하루에 세 잔 이상 마시지 말 것 등이 있다.
- 10 Health Benefits of Stinging Nettle
-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쐐기풀
- How to Make Stinging Nettle Shampoo
- 야관문은 성기능 강화 약초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