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자두 맛보다
2018년 6월 10일 (일)
비가 내리던 어제 아침과 달리 오늘 하늘은 쾌청.
파란 하늘에 떠있는 연두색 오리나무 잎도 좋지만 오레곤 단풍나무가 만드는 묘한 분위기는 이 트레일의 백미.
오늘 목표는 인디언자두 시식.
어제 산책 중에 본 인디언 자두는 익어 있었다. 집에 돌아와 가진 구글 검색 결과는, 먹어도 되지만 시안화수소 (hydrogen cyanide)를 함유하고 있으니 조심하라였다. 시안화수소는 극독 가스다. 한때 미국에서 가스실 사형집행에서 사용되던 가스인데 치사량의 시안화수소를 흡입하면 수초 후에 증상이 나타나 수분내에 사망에 이른다. 시안화수소 수용액은 청산이라고 하는데 청산은 독성에 있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청산가리(시안화칼륨)와 다름이 없다.
2018년 6월 10일
인디언자두의 크기는 완두콩과 비슷하거나 약간 작은 정도. 잘 익은 인디언자두는 검청색(dark blue)이지만, 플래시를 사용한 까닭에 실제 색과는 약간 달라 보인다. 깨물어 보면 씨앗이 대부분이다. 느낌으로는 80%가 씨앗, 과육은 15% 껍질이 5% 정도였고 맛은 달달했다. 맛과 식감을 얻자말자 바로 뱉은 뒤 가져간 물로 입을 헹군다. 기분 탓이 겠지만 입술과 혀끝이 약간 얼얼한 느낌이 쉬이 가시질 않는다.
2018년 6월 10일
2018년 6월 2일
인디언자두의 학명은 Oemleria cerasiformis로 장미과 Oemleria속의 단일종이다. 암수 딴그루로 3월말에 개화하며 메도데일 비치 공원 트레일의 대부분 나무와 풀처럼 캐나다 BC에서 워싱턴, 오레곤,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태평양 연안지역에 분포하는 수종이다. 오소베리(Oso berry ) 또는 오레곤자두라고도 하는데 워싱턴주에는 있는 Oso라는 동네이름과 연관이 있을 것 같지만 아는 바 없다.
2018년 5월 26일
페르시아 자두와 피자두. 피자두는 처음부터 붉은색을 띠는 까닭에 피자두라 부르는데 영어로는 체리자두(cherry plum)라 한다. 색깔뿐만 아니라 모양도 체리와 비슷해서 일거다. 하나를 따서 깨물어보니 과육이 상큼하며 즙도 많다. 익을 때까지 새들이 남겨둘 지 모르겠지만 잘익은 피자두의 맛을 꼭 보고 싶다. 페르시아 자두는 greengage라 불리며 원종인 Persian plum의 개량종이다. 따라서 페르시아 자두라 부르기는 뭐하지만 딱히 적당한 이름이 없다.
트레일에는 6종의 나무딸기(산딸기)가 있다. 이중에서 연어딸기(salmonberry)는 트레일에 지천으로 깔려 있을 정도로 가장 흔하며 가장 먼저 꽃이 피고 열매가 익는다.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익는것 같은데 식감과 맛은 멍석딸기와 비슷하다. 어제밤부터 새벽까지 비가 온 탓인지 잎이 젖어 있다.
메도데일 비치 공원에는 정금나무, 그러니깐 진달랫과 산앵두나무속 관목이 있다. 상당히 흔한 낙엽관목인 레드 허클베리와 드물지만 상록관목인 에버그린 허클베리가 있다. 에버그린 허클베리는 이제 열매를 맺기 시작했고 레드 허클베리는 익어가기 시작한다. 어제 산책길에는 빨갛게 익은 레드 허클베리가 몇개 보였는데 오늘 다시 살펴보니 새가 따먹어버렸는지 완전하게 익기 바로 직전의 열매만 남아 있다.
아래는 플래시없이 담은 레드 허클베리. 당연하겠지만 실제색에 가장 가깝다.
잎 모양을 보고 개암나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지만 열매를 직접 보긴 어제가 처음이었다. 어제는 비가 내려서 찍지 못하고 오늘에야 담았다. 이 개암나무는 beaked hazelnut (매부리개암나무·북미개암나무)의 변종인 California hazelnut(캘리포니아개암나무)다. 매부리개암나무는 총포의 길이가 개암길이의 두배 이상이나 캘리포니아 개암나무는 두배 이하로 짧다. 우리나라의 참개암나무와 물개암나무 차이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매부리개암나무의 학명은 Corylus cornuta Marshall로 남부지역 14개주를 제외한 미국 본토 전역에 자생한다. 반면 학명이 Corylus cornuta Marshall var. californica (A. DC.) Sharp.인 캘리포니아 개암나무는 인디언 자두와 마찬가지로 캐나다 BC에서 워싱턴, 오레곤,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태평양 연안지역에 자생하고 있다.
참고로 유럽과 서아시아 원산의 서양개암나무(Corylus avellana, common filbert)도 워싱턴주에서 찾을 수 있는데 숙존총포(宿存總苞)의 형태가 한국 개암나무(영어 이름 Asian hazel)처럼 종모양으로서 열매를 둘러싼다. 사진은 작년 8월 7일 산책중에 스맛폰으로 담았으며 장소는 Yost park의 Main street를 접한 쪽이다.
Dwarf rose(Rosa gymnocarpa), 다른 이름으로는 wood rose. 지난 주에 담았는데 꽃이 너무 고와서 다시 한번 올린다. 바비큐장 주변 잔디에서 줏은 단풍잎. 아마 오레곤단풍나무 초엽일거다. 그리고 역광 아래 쐬뜨기와 큰잎뱀무(largeleaf avens, Geum macrophyllum Willd).
다음 주 목표는 Urtica dioica. 일반명은 common nettle, 또는 stinging nettle이다. 우리말로는 쐐기풀이라고 하며 이름처럼 딱딱한 섬모가 나 있어 만지면 찔린다. 사람에게는 약간 가려울 뿐이지만 개한테는 심할 경우 피부 염증까지 남기는 모양이더라. 쐐기풀이라고 해서 모든 쐐기풀 종이 찌르는 것은 아니다. 두번째 목표는 Ribes bracteosum. 냄새나는 까치밥나무라는 의미의 이름(stink currant)을 가졌다. 뒷면의 냄새샘(?)을 찍어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