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 미국 쑥부쟁이
북미에는 daisy만 해도 18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지만 내가 만나 본 들국화는 겨우 십여종. 이중에서 7개를 정리한다. 그나마 1개는 한국에서 담은 것이다.
Leucanthemum vulgare Lam.
Oxeye daisy
불란서국화, 유럽 구절초
7월 8일 Surprise Creek Trailhead에서 만난 들국화. 1753년 스웨덴 식물학자 칼 린네(Carolus Linnaeus)가 Chrysanthemum leucanthemum라 이름을 붙인 이래 쭉 사용되어 오다가 최근에 재분류되면서 Leucanthemum vulgare Lam.라는 새로운 학명을 얻었다.[1] 영어권에서는 Oxeye daisy로 한국에서는 불란서국화 또는 노스폴로 불리우며 유럽 원산이다. 그러니깐 북미에는 외래종인셈이다. 알래스카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 퍼져있다.
잎과 꽃받침을 살펴보니 영낙없이 구절초지만 한국 구절초와는 다른 속으로 분류된다. 구절초는 국화과 국화아과 국화족 국화속(Chrysanthemum)에 산국, 감국과 함께 속해 있으나 Oxeye daisy는 국화과 국화아과 국화족 Leucanthemum속으로 분류되어 있다. 비록 서로 속은 다르나 꽃 모양뿐만 아니라 잎과 꽃받침 또한 구절초와 다름이 없어 개인적으로는 유럽구철초로 불러야 겠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산국과 감국, 구절초를 산국속으로 분류하고 있다. 새로운 국제 분류체계를 아직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나 또한 산국속이 맞다고 생각한다.
Oreostemma alpigenum var. alpigenum
Tundra aster, Alpine aster
툰드라 아스터, 툰드라 개미취
7월 15일 Rachel Lake변에서 만났다. 길쭉한 잎, 꽃받침과 포엽의 형태, 그리고 암석 위 돌모래흙에서 서식하는 것을 보면 Tundra aster다. 과거 참취속(개미취속)으로 분류되었을 때는 툰트라 개미취라 하였겠지만 현재는 Oreostemma속이라 툰트라 아스터라 하겠다.
시린 옥빛 호수색에 물들었을까? 흰색은 아닌데 강한 직사광선 탓에 흰색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과거에는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에 분포하는 약 600여 종이 참취속(Aster)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1990년대에 재분류를 하면서 참취(Aster scaber Thunb.)를 Doellingeria속으로 보내버렸다. 이렇게 되니 Aster는 더이상 참취속이 아닌 이름 그대로 180여종만 거느린 아스타속으로 바뀌게 된다.[2] 하지만 일단의 중국과 러시아 학자들이 계통 분석(Phylogenetic analysis)을 통해 Doellingeria속으로 옮겨진 아시아쪽 종을 Aster속(참취속)으로 재분류하고 Doellingeria속에는 북미쪽 종만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3] 우리나라 또한 중국과 러시아 학자들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쌀국과 왜국의 농단은 정치적인 곳에서만 아니라 학문쪽에서도 일어나고 있는가? 이들은 우리나라 고유의 벌개미취(Aster koraiensis) 또한 미야마요메나(Miyamayomena)속으로 재분류하는 만행(?)을 저질렀는데 위에 언급한 중국과 러시아 학자들은 벌개미취를 포함한 미야마요메나(Miyamayomena)속 전체 종을 다시 참취속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Grindelia integrifolia
Puget Sound gumweed
푸젯만 검위드 (푸젯만 껌풀?)
국화과 국화아과 참취족 Grindelia(grin-DEL-lee-uh, 그린델리어)속의 여러해살이 풀로 오레곤, 워싱턴,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자생한다. 속명 Grindelia는 식물학자 David Hieronymus Grindel의 이름을 딴 것으로 약 65종인 구성종 전체가 아메리카 대륙에 분포하고 있다. 영어이름에서 Puget Sound는 워싱턴주의 지명인 푸젯만(灣)을 의미하며 gumweed는 끈적거리는 액체가 분비되는 까닭에 붙여진 이름이다. 우연찮게도 아래 검위드는 푸젯만에 있는 에드먼즈 여객 터미널 옆 해변에서 담았다.
Symphyotrichum pilosum (Willd.) G.L. Nesom var. pilosum
hairy white oldfield aster
미국쑥부쟁이
한국에서 미국쑥부쟁이로 불리는 귀화종 들국화. 원래 국화과 참취속(Aster)이었으나 최근 국화과 Symphyotrichum(sim-fy-oh-TRY-kum, 심파이오트라이쿰)속으로 재분류되었다. 70년대 포천에서 처음 확인되었으며 지금은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아래 사진은 경기도 포천에서 직선거리로 325km 떨어진 전남 화순 용암산에서 담은 것이다.) 포천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아마 미군 짐을 따라들여왔거나 미군이 씨를 가져와 뿌렸을 것이다.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Symphyotrichum속으로는 New York Aster라는 우선국이 있다. 우선국은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관상용으로 화단에 재배되던 것이 흘러나와 야생화하고 있다. 따라서 Symphyotrichum속을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우선국속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각설하고 미국쑥부쟁이는 미국 서부 지역에는 서식하지 않으므로 워싱턴이나 오레곤 지역에서는 만날 수 없는 꽃이다.
Symphyotrichum foliaceum var. foliaceum
Alpine leafy-bract aster
고산 (포엽) 우선국
영어 bract는 우리말로 포 또는 포엽으로 옮겨진다. 포엽은 꽃이나 꽃받침을 둘러싸거나 꽃봉오리를 덮고 있는 작은 잎을 말하며, 고도로 변태한 잎의 한 종류이다. 사진에서 꽃받침 자리에 위치한 비늘 모양이 포엽이다. 한국 들국화 중에는 개쑥부쟁이가 고산 우선국과 비슷한 형태의 포엽을 가진다. 애초에는 Symphyotrichum속이었지만 한동안 미국 쑥부쟁이와 마찬가지로 국화과 참취속(Aster)으로 분류되었다가 1994년 국화과 Symphyotrichum(심파이오트라이쿰)속으로 재분류되었다. New York Aster(우선국), New England Aster와 동속이다. 9월 23일 Yellow Aster Butte 트레일에서 담았다.
꽃을 예쁘게 담기에는 좀 늦었다. 워싱턴의 들국화는 가을이 아닌 여름에 핀다.
Arnica mollis
Hairy arnica
털아르니카
국화과 국화아과는 금방망이대족(Senecionodae), 참취대족(Asterodae), 해바라기대족(Helianthodae), 이렇게 3개의 대족(supertribe)이 있으며 이들 세 대족은 모두 21개 족(tribe)로 나뉜다. 지금까지 정리한 들국화는 모두 참취대족이었으나 털아르니카는 해바라기대족 해바라기족(Heliantheae) 아르니카속 아래에 있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그렇다면 해바라기대족 해바라기족 아르니카속의 털아르니카는 들국화라 해야 할까 아니면 해바라기라 해야 할까? 국화아과의 식물을 모두 들국화로 보자는 주장이 있는데 이를 따를 경우 해바라기를 들국화로 봐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여튼, supertribe는 영한사전에도 없는 단어라서 내가 '대족'으로 옮긴 것으로 한국에서 실제 사용되는 학술 용어는 아니다.
털아르니카의 총포(Involucral bracts of Hairy Arnica)
털아르니카 학명에서 Mollis는 soft, pliant, flexible, easily moved, gentle 뜻을 가진 라틴어다. 즉, Mollis는 털아르니카의 잎에 부드러운(soft) 털이 나 있음을 가르킨다. 참고로 분포지역이 겹치는 유사종이 있다. Clasping arnica라 하는데 외관상 크나큰 차이는 없다.
Anaphalis margaritacea (L.) Benth.
Western pearly everlasting
서양 산떡쑥
국화과 국화아과 참취대족(Asterodae) 떡쑥족 (Gnaphalieae) 다북떡쑥속의 여러해살이 풀. 생김새는 저렇지만 국화아과 참취대족에 속하는 지라 들국화가 아니라고 하기도 그렇다. 한국에서는 강원, 경기 그리고 북한 지역에 분포한다.
Tanacetum vulgare L.
Tansy
쑥국화
참취대족(Asterodae) 국화족(Anthemideae) 쑥국화속의 여러해살이 풀로 한국에서는 평북 및 함북에서 자라고 있다. 해충이 기피하는 성분을 지니고 있어 방충제로 쓰인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과거 영국에서는 창문가에 두어 해충의 침범을 막았으며 시신을 관에 담을 때 충전재로도 사용했다. 미국에서는 식민지 시절에 쑥국화 잎으로 육류를 문지르거나 함께 포장했는데 이는 쑥국화가 해충을 차단하여 육류가 상하는 것을 지연시켜주거나 막아주기 때문이다.
사진은 9월 23일 Yellow Aster Butte trailhead에서 담은 것이다. 전나무 그늘 아래였고 배터리는 죽기 직전이라 급히 찍다보니 사진이 엉망이다. 이 사진을 끝으로 배터리가 소진되었다.
2. 다음백과 - 아스타 Aster
3. Phylogenetic relationships and generic delimitation of Eurasian Aster...
4. Asters: The Genus Symphyotrichum West of the Cascade Mountains of Oregon and Washing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