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꽃다리
2017년 5월 3일(수)
운곡저수지 / 운곡습지
내자와 고창 청보리밭을 나와서 생각없이 차를 몰다보니 도착한 곳이 운곡습지. 수수꽃다리가 피어 있다.
수수꽃다리는 한국의 라일락이다. 그러니깐 라일락은 서양수수꽃다리고 말이다. 둘은 비슷하게 생겼다. 수수꽃다리는 시원한 곳을 좋아하여 휴전선 이북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이름표가 없었다면 라일락으로 여겼을지 모른다. (어쩌면 중국 북경 원산의 Syringa meyeri 'Palibin'일지 모른다. 제법 규모있는 식물원 조차 잘못된 이름표를 달고 있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하물며 이런 허름한 시골의 작은 공원이야 오죽하겠는가?)
둘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으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수수꽃다리는 화관 통부 길이가 1 ~ 1.5cm로 1 cm인 서양수수꽃다리, 즉 라일락보다 길다.
둘째로는 수수꽃다리는 넓은 잎을 가졌다. 잎의 폭이 길이와 맞먹을 정도로 넓다. 라일락은 잎이 폭에 비해서 긴 편이다. 잎끝은 수수꽃다리가 짧은 점첨두고 라일락은 긴 첨첨두다. 무슨 말이냐 하면 둘다 급격이 좁아지며 뾰쪽하지만 라익락은 잎끝이 길고 수수꽃다리는 짧다는 말이다.
수수꽃다리는 잎은 단풍이 들지만 라일락 잎은 가을에도 잎의 빛깔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1]
개회나무
한반도 남쪽에는 자생 수수꽃다리가 없다. 대신 개회나무나 털개회나무를 만날 수 있는데 이들은 수수꽃다리와 같은 물푸레나뭇과 수수꽃다리속에 속한다. 먼저 개회나무로 무등산 규봉암 주변에서 찾았다. 흰꽃을 피우며 화관이 몹시 짧다 (통부 길이가 2~ 3 mm). 잎 모양은 백과 사전을 보면 넓은 계란형태라지만... 흠.. 그건 모르겠다.
털개회나무
무등산에는 개회나무뿐 아니라 털개회나무도 있다. 잎, 어린 가지 그리고 꽃자루 등에 잔털이 달려있어 털개회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 정향나무일 수 있겠다. 털개회나무 중에서 약간 다른 형태를 보이는 종을 정향나무로 구분하는 식물학자들이 있는데 그 차이라는 게 거의 무시해도 될 만한 수준이다. 따라서 아마추어 입장에서는 정향나무는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미스킴라일락을 들어 봤을 것이다. 미스킴 라일락의 원종이 털개회나무다. 한 미국인이 북한산 털개회나무의 씨를 미국으로 가져가 개량한 것이 미스킴 라일락이라고 한다.
털개회나무 꽃은 처음에는 자주색이었다가 점차 흰색으로 바뀐다. 바래진다고 해야하나? 여튼 털개회나무 화관 통부는 6 ~ 10 mm로 라일락보다 약간 작거나 비슷하다.
잎자루와 새가지에는 잔털이 있고...
잎 뒷면에도 잔털이 밀생함을 볼 수 있다.
서양 수수꽃다리?
길건너 집 정원에 있는 라일락 나무다. 내년 봄까지 관찰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