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산의 가을소식
늦가을 부흥산에는 감국이 한창이었다. 가을 야생화의 여왕은 연지 물매화라지만 가을의 꽃은 구절초나 산국, 감국같은 들국화다.
꽃이 뭉쳐 있고 꽃잎을 씹으니 단맛이 나는 걸 보면 감국이겠다. 감국은 원래 바닷가에 서식한다고 하였으니 영산강과 서해를 접하고 있는 이곳 부흥산만한 바닷가가 어디에 있을까? 감국이 분명하지만 혹시 몰라서 잎 뒷면을 담았다. 들풀을 동정하는데 있어 뒷면은 왕왕 도움을 준다.
드문 드문 국화마, 예덕나무, 땅싸리, 굴참나무는 노랗게 그리고 산검향옻나무는 붉게 물들어 있다. 상록수가 대부분인 부흥산에서 진한 가을 단풍색을 느끼기는 난망하다.
국화마와 단풍마는 형태만으로는 구별이 쉽지 않다. 간단한 구분 방법은 국화마는 잎 앞뒷면에 털이 거의 없지만 단풍마는 잎 뿐만 아니라 전체에 털이 많다는 점이다. 또한 단풍마는 잎자루가 길고 잎의 아래쪽에는 가시 모양의 돌기가 1쌍이 나 있다.
결실의 계절 가을.
참정금나무와 사스레피나무 그리고 검노린재나무와 산검향옻나무 열매가 부흥산에 가득하다. 드물게 댕댕이 덩굴과 계요등 열매도 눈에 띈다.
이것이 털계요등이라는 건가? 잎의 형태에서 뭔가 다른 느낌이 들어 뒤집어 보니 잎맥에 털이 많다.
다음 사진은 바로 위 사진을 부분확대한 것.
잔털이 수북하다.
부흥산은 참 재밌는 곳이다. 난대림과 온대림 경계선에 서 있다 보니 정금나무와 참정금나무가 서로 이웃하고 있다. 또한 왕자귀나무와 자귀나무 그리고 아까시 나무를 한 곳에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 보니 부흥산에는 계요등, 좁은잎계요등, 털계요등도 한데 어울려 살고 있었다.
부흥산에 두메 오리나무가 있다는 소릴 듣고 설마했는데 정말 있을 것만 같다. 왜냐면 부흥산은 참 재밌는 산이니깐 말이다. 근데 넌 또 누구더냐? 멍석딸기 같으나 일부 갈라지지 않은 잎 형태와 가장자리 톱니 모양이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