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과 나무

야고와 겨울딸기

레드얼더 2015. 9. 9. 21:02

들꽃친구로부터 자세한 위치를 다시 안내받고서야 찾을 수 있었던 야고.
억새나 생강에 기생하는 기생식물로서 8~9월에 적자주색 꽃을 피운다.

원래 제주에서만 볼 수 있던 식물인데 지금은 여기 5·18기념공원과 서울 하늘공원같은 내륙에서도 찾을 수 있다.
서울 하늘공원의 경우 난지도에 공원을 조성하면서 제주도 억새를 옮겨와서 심을 때 따라 온 것이란다.
이곳의 야고는 누군가가 장성에서 씨앗을 채취해와서 뿌려놓았다고 들었으나 자세히는 모른다.

다음은 해가 들기 전에 찍었다.
카메라는 α6000과 α7ii로 번갈아 가며 찍었다.









해가 들고나서 담은 것인데 꽃이 분홍 빛을 띤다.

올 봄 청노루귀를 찍을 때도 그랬었다.
부지런히 담아 와서 맥PC로 옮긴 다음 열어 보니 청노루귀가 분홍노루귀로 변해 있었다.
뭔가 화이트밸런스(WB)를 잘못 잡은 탓이려니 하지만 여지껏 확실한 해결 방법을 모르는 초보는 서럽다.ㅠㅠ


덧붙임:
WB를 다시 선택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찾아서 다운받았다.
소니가 2014년부터 번들로 제공하는 Capture one Express (for Sony)가 그것이다.
이런류의 어플리케이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수십만원의 돈을 지불하고 구입할 필요까지는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Capture one Express (for Sony)는 무료 번들 SW며 풀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비용도 단지 3만원 정도라고 한다.

다운로드: Capture one Express (for Sony)
지원목록: Capture one Express (for Sony) - SUPPORTED CAMERAS
관련정보: [캡쳐원 프로 8/Capture one Prof 8 for Sony] 캡쳐원을 사용해보자!







여동생이 오늘 오후에 시간이 된다고 해서 어머니를 모시고 완도 수목원 나들이에 나서기로 했다.
어머니 바람도 쐬어 드리고 나는 수목원 온실에 있는 겨울딸기 꽃을 구경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겠다.
게다가 여동생이 끼면 분위기가 부드러워질테고 또 무릎 관절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여동생에게 맡기고 나는 맘껏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다
한마디로, 나는 생색은 생색대로 내고 실속마저 챙기는 응큼한 놈이라는 거다.

여동생과는 12시 정각에 만나기로 했으니 시간이 제법 남는다.
우선 공원에 들러 야고를 담고 시청에서 가서 구실잣밤나무를 관찰한 다음 선친 묘소에 들렀다가 입암산에서 모새나무를 담을 생각이다.
부지런을 떨면 12시 이전에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시청 구실잣밤나무는 그다지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다.
잎은 작고, 건강해 보이지 않았으며 특히 열매의 성장 상태는 실로 참혹했다.
작년 9월에 청산도에서 관찰했던 구실잣밤나무는 열매 속은 차지 않았으나 겉모양은 거의 성숙한 상태였다.
그에 비교해 볼 때 시청의 구실잣밤은 너무나 미숙해 보인다.

열매(껍질)의 크기 크기도 세달 전인 6월 중순에 비해서 거의 변화가 없다.
개체수는 엄청나게 줄어들어 작년에 수정된 열매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다.
이건 아무래도 백양사 장딸기의 데쟈뷰가 아닐까?



작년에 수정된 구실잣밤


올해 수정된 구실잣밤. 같은 나무 다른 가지에 열려 있다.



장부다리 휴게소의 멀꿀.
봄에 봤을 때는 꽃이 많이 피어 있던데 오늘 보니 열매는 단 한 개도 달려 있지 않다.
이곳보다 위도상 위쪽인 함평자연생태공원이나 광주 진월동에 멀꿀이 열리는 것을 보면 기후때문이 아니라 양분이 부족한 탓인 것 같다.






입암산 모새나무와 단풍마꽃.

단풍마는 중부, 남부, 제주도의 들과 산에서 자란다고 하며 마, 참마와 달리 영문명은 없고 Dioscorea quinqueloba Thunb라는 학명을 가진다.
일본에서는 단풍마를 かえでどころ(楓野老)라 하는데, 여기서 かえで(楓,가에데)는 단풍나무를 ところ(野老,도코로)는 도코로마를 의미한다.
이를 보면 단풍마도 일본 이름이 여과없이 직역되어 쓰이는 것 같다.
(참고 자료: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이윤옥, 인물과사상사, 2015)

무심결에 웹에서 한글 '도코로마'를 검색하자 맛과의 덩굴식물이 검색된다.
귀화식물도 아닌 식물의 이름이 하필이면 일본어 외래어일까?
자세한 사연은 모르겠으나 우리말 이름은 큰마 혹은 도롱마(제주 지역에서 사용되는 이름)이니 앞으로는 큰마나 도롱마로 불렀으면 한다.








완도수목원을 목전에 두고 식당이 보여 들어섰다.
마당이 잘 관리된 잔디로 덮혀 있고 주변에는 부레옥잠과 초설화 화분이 놓여있다.

음식 맛은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뭔가 특색이 있는 맛은 아니었다.













입구에서 입장료와 주차비를 지불하면서 온실의 위치를 얻어 들었다.
온실로 가는 산책로 주변에 낯익은 난대수종들이 많지만 그냥 지나친다.
무엇보다 겨울딸기가 급해서다.

아, 이런...
망고나무 아래서 찾은 겨울딸기는 아직 꽃이 피기 전인 듯 싶다.
사실은 꽃이 피기 전인지 꽃이 이미 졌는지는 모른다.
다만 꽃이 피기 전이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1~2주에 비하면 1년은 엄청 긴 시간이지 않는가?

개화 전이라면 다시 내려와야 하는데...
제주로 보러가는 것 보다야 훨씬 수월하겠지만 그렇다고 왕복 250 km가 쉬운 거리는 아니다.









겨울딸기 옆에 있는 망고나무.







온실에서 나와 제일 먼저 구실잣밤나무를 찾는다.
온실 입구 산책로변에 서너 주가 있다.
잎이 크고, 건강해 보이는 짙은 색을 띠고 있으며 열매 또한 당연하게도 시청의 그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크기다.





아열대 온실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면서 담은 것들이다.
황칠나무





백당나무







녹나무
무등산에 흔한 비목나무, 생강나무, 털조장나무 등이 녹나뭇과에 속한다.









감탕나무다.

감탕나무 껍질을 벗겨서 찧으면 끈적거리는 감탕이 만들어 진다.
이 감탕을 묻힌 나뭇가지를 걸어두고 그 옆에 잘익은 고구마를 두어 동박새를 나뭇가지로 유인한다.
나뭇가지에 앉아서 찐고구마로 배를 채운 동박새는 날아가려고 하지만 끈적거리는 감탕은 동박새의 발을 붙잡고 놔주질 않는다.
어릴적 시골에서는 이렇게 포획한 동박새를 대나무로 짠 새장에서 넣어 기르는 집이 제법 많았다.









후박나무
고향 당산에 흔한 나무다.
느렁나무라 불렀던 걸로 기억하며 느렁나무 숲에는 흑비둘기와 강구새(?)가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