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푸른 하늘
수요일 아침이다.
"산에 안가?"
"오늘은 힘들 것 같은데..."
"오전에 후딱 시무지기만이라도 다녀오지?"
"그럴까?
일이 있어서 오늘은 빼먹을려고 했더니, 내자가 산에 가라고 떠민다.
3~4년을 주말에 한 번, 주중(대개 수요일)에 한 번, 이렇게 매주 두 차례씩 산에 올랐더니 이젠 당연한 행사가 되어버렸다.
이서로 차를 몰고 가는데 하늘이 점점 맑아지더니 큰재 쯤에서는 더할 나위없이 파랗다.
파란 하늘은 참 오래간만인 것 같다.
상상수목원에서 하늘을 담아 봤다.
미국 자리공과 소나무는 광각 렌즈로 꽃사진은 매크로 렌즈로 담은 것이다.
첫 번째 사진은 도착하자마자 찍은 것이고 나머지는 시무지기에서 내려오고 나서 찍은 것이다.
딱 시무지기 폭포까지만 올라갔다 내려오기로 했다.
12시 반 전에는 돌아가야 하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반가운 녀석들까지 모른 척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겠는가?
으름이다.
다섯개나 달린 덩어리는 처음 본다.
잎맥에 털이 난 것을 보니 털다래다.
지난 번에 왔을 땐 제법 많이 달려 있었는데 오늘 보니 겨우 한 개만 남아 있다.
털다래의 크기는 녹다래의 2/3정도 였다.
잎맥 겨드랑이에 갈색 털이 있는 요녀석은 녹다래다.
시무지기 폭포 인근에는 털다래와 녹다래가 서식하고 있는데 대부분 녹다래다.
밤나무, 시무지기 폭포, 그리고 참회나무.
일명 비와야폭포의 수량이 요샛말로 창렬스럽다.
그래도 어제와 그제 약간이나마 비가 내린 덕분에 이만큼이라도 있는거다.
새머루다.
개머루도 있었는데 산행로 정비하면서 걷어내 버렸는지 보이질 않는다.
시무지기 폭포에 가면 못해도 서너 사람은 보는데, 오늘 산행에서는 딱 3사람만 봤다.
그나마 산행객은 아니고, 시무지기 폭포 앞에서 산행로 정비공사를 하고 있던 인부들이었다.
사람주나무다.
사람주나무의 잎과 함박꽃나무의 잎은 흡사하다.
사실, 나는 아직 이 둘을 정확히 분간하지는 못한다.
조만간 둘의 만남을 주선해 봐야겠다.
둘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비교해 보면 구분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겠지.
하늘이 맑아서 였을까?
비목나무 열매가 어찌나 이쁘던지.
비목나무는 녹나뭇과에 속한다.
시무지기 주변에 서식하는 녹나뭇과 나무는 비목나무 말고도 생강나무와 털조장나무가 있다.
셋의 잎모양은 다르나 열매는 서로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게 생겼다.
참개암나무 아니면 병개암나무일거다.
노박덩굴나무 잎이다.
가장자리 무늬가 미역줄나무 잎의 그것과 비슷하다.
같은 과에 속하니 당연하겠지만...
두번째 사진은 노박덩굴과 때죽나무 열매다.
모르긴 몰라도 나무그늘 아래에는 분명 녹다래와 으름도 있을 것이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른 사직타워.
하늘이 너무 고와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