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이야기

산덕임도 - 다래 탐사 산행

레드얼더 2015. 7. 29. 21:30

산행일시: 2015년 7월 29일 (수)
산행지: 담양 운봉 산덕임도
산행코스: 전라북도 학생교육원 주차장 - 산덕임도 - 사유지 임도 - 주천리 - 덕산교 - 전라북도 학생교육원 주차장
산행거리: 13.3 km



산덕임도에 쥐다래가 많다는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전라북도 학생교육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있었다. 주차창 바로 옆에는 다래잎 아래 숨어 있던 다래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저 만치에서는 하얀 혼인색으로 단장한 개다래 잎이 바람에 살랑인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다래를 만날 수 있다니, 제대로 찾아 왔다는 안도감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간다.




길을 잘못 든 탓에 임도를 찾느라 애를 꽤 먹었다. 등산로를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나무와 풀을 쫓다보면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오늘이 그랬다. 덕분에 오미자와 머루, 그리고 으름 군락지를 만나는 보상을 받았지만 말이다.




임도에 올라서자 곧바로 개다래와 쥐다래 그리고 다래 군락지가 눈에 들어온다. 임도를 걷는 내내 쥐다래는 드물었지만 개다래와 다래는 지겨울 정도로 눈에 자주 띄였으며 가끔 녹다래와 털다래도 보였다. 결국 남쪽 섬에서 서식하는 섬다래를 제외한, 우리나라 내륙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다래를 산덕임도에서 만난 것이다.



다래, 개다래, 쥐다래

우리나라에는 섬다래, 다래, 개다래, 쥐다래 등의 4종과 녹다래, 털다래의 2변종, 총 6종의 다래가 자생하고 있다. 우선 섬다래를 제외한 다래, 개다래, 쥐다래를 비교해 보자. 다래, 개다래, 쥐다래는 각각의 외형적인 특징이 두드러지므로 굳이 부연 설명이 필요치 않겠다.


다래

개다래

개다래와 개다래 충영

쥐다래

 


개다래 충영

지금은 개다래나무를 뒤져도 온전한 개다래를 찾아 보기 힘들다. 거의 모든 개다래가 혹 모양으로 변형된 상태로 달려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변형된 개다래를 개다래 충영이라 한다. 사전은 충영을 '곤충이나 진드기 따위의 기생이나 산란에 의한 자극으로 식물의 조직이 혹 모양으로 이상하게 발육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개다래 충영은 개다래에 벌레가 들어가 자리를 잡은 벌레집인 것이다. 벌레가 들어 있지만 통풍이나 신장병에 특효를 보여 채취하여 약으로 쓰거나 내다팔기도 한다.


좌로부터 다래, 개다래, 개다래 충영, 쥐다래



다래, 개다래, 쥐다래 잎과 혼인색

다래 잎의 잎자루가 녹색이라는 점, 개다래 잎이 약간 넙적하다는 점을 제외하곤 세 잎은 전반적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개화기의 개다래와 쥐다래는 잎을 혼인색으로 치장하므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다.

다래 꽃은 넓은 잎 아래쪽에 피다보니 꽃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벌과 나비가 잘 찾아오지 못한단다. 개다래와 쥐다래는 가만히 앉아서 무작정 기다리기 보다는 잎을 흰색 혹은 분홍색으로 치장하여 벌과 나비를 유인하는데. 이렇듯 잎의 색이 바뀌는 것을 혼인색이라 하며 개다래는 흰색으로 쥐다래는 흰색으로 변했다가 다시 분홍색으로 바뀐다. 수정을 마치고 열매를 맺게 되면 혼인색은 점점 옅어지다가 본래의 녹색으로 되돌아간다.


개다래 혼인색

쥐다래 혼인색. 분홍색이 옅어지고 있다.

 


녹다래와 털다래

4종의 다래 외에 2종의 변종 다래가 있는데 녹다래와 털다래가 그것이다. 다래와 녹다래 그리고 털다래의 열매는 모양이 비슷하여 분간이 쉽지 않다. 굳이 차이를 찾자면 다래와 달리 녹다래와 털다래 열매 꼭지는 약간 튀어나와 있다는 점 뿐이다.


녹다래, 산덕임도

녹다래, 시무지기폭포 인근

털다래, 시무지기폭포 인근

 


다래 잎과 녹다래와 털다래 잎의 비교

녹다래와 털다래는 다래 잎에 비해 잎이 두껍고 약한 광택이 나며 형태는 타원형인 다래 잎과 달리 원형에 가깝다. 녹다래 잎이 다른 잎에 비해서 현저하게 작은데 이는 채취한 표본의 크기가 작았을 뿐 녹다래 잎이 원래 작은 것은 아니다. 무등산에서 확인한 녹다래 잎은 털다래 잎의 크기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좌로부터 다래, 털다래, 녹다래. 사진과 달리 털다래와 녹다래 잎자루는 대개 가벼운 붉은 색을 띤다. (다음 세 장의 사진속 잎자루 색을 참고하자.)



열매나 잎의 형태에서 차이를 찾을 수 없다면 녹다래와 털다래는 어떻게 구별하는 걸까? 녹다래와 털다래는 잎의 뒷면에 나타난 특징을 통해서 구분된다. 잎맥 겨드랑이에 갈색 털이 있으면 녹다래고 잎의 주맥에 털 형태의 돌기가 나 있으면 털다래다.


녹다래 암나무 - 잎맥 겨드랑이에 갈색 털.


털다래 수나무 - 잎의 주맥에 털모양의 돌기.


다래 암나무 - 둘다 없음.



섬다래 이야기

10월 중순에 흑산도 문암산으로 섬다래 탐사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 동생과 매제들의 낚시 여행에 따라가는 것이지만 나는 혼자서 문암산 나홀로 산행을 할 생각이다. 여튼, 문암산 섬다래 탐사 산행에 앞서 섬다래의 생태와 특성을 검색하다가 잘 정리된 글이 있어 링크를 걸어둔다.

다래류는 다래나무과(科) 식물로 전세계적으로 3개속(屬) 370여 종류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다래나무속(Actinidia) 식물은 일반적으로 ‘kiwifruit(키위프루트)’라 불리며, 경제적으로 유용성이 높은 식물로 대접을 받아왔다. 다래나무 속 식물들은 동아시아와 인도지역이 대표적인 생육지인데, 특히 중국에는 변종을 포함해 70종류 이상이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는 다래, 털다래, 녹다래, 개다래, 섬다래, 쥐다래 등 4종 2변종이 분포하고 있다.
(출처 링크: 童心과 欲心 동시 자극…산채과일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