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암 누각에 누워 서래봉을 올려다보다
산행일시: 2015년 6월 24일 (수)
산행지: 내장산 장군봉
산행코스: 일주문 - 백련암 - 원적암 - 내장사 - 연자봉 - 장군봉 - 유군치 - 동구리 - 일주문
산행거리: 9.15 km
지난 겨울 중봉에서 왼쪽 어깨에 가벼운 동상을 당한 것 같다.
땀이 많은 사람이라 한 겨울에도 티셔츠와 조끼만 걸치고 다닌 탓이다.
그때 이후로 양쪽 어깨가 좋지 않더니 이게 몸의 다른 곳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여 자고 일어나도 항상 몸이 뻐근하다.
결국 동네 한의원을 찾았는데, 약침 세번하고 3일치 약하고 해서 10만원을 달란다.
첫 번째 시침은 아주 젊은 여자 한의사가 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나아진게 없다.
두 번째 방문인 어제는 다른 한의사를 요청하여 30대 남자 한의사가 시침을 하였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많이 개운해진 느낌이다.
이제 제대로 산을 탈 수 있는 건가?
테스트 삼아 원적자연관찰로 산책과 함께 봉우리 한두 개를 넘어보자하며 나섰다.
지금까지 백련암은 너댓차례 지나치면서도 사찰 경내로는 한번도 들어가 보지 않았다.
허나 오늘은 여유를 가지고 나선 산책 겸 산행길이라 느긋한 맘으로 백련암에 들어섰다.
평일이라선지 사람이 없었으나 누각 위에만 서넛이 앉거나 누워 있다.
원효사는 누각에 오를 때 신발을 벗어야 하던데 여긴 그냥 신발을 신고 올라도 되는가 보다.
대신 누각 안에는 평상이 놓여 있다.
두 사람이 평상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고 있길래 따라 해 본다.
서래봉이 마치 호수 위에 비친 반영처럼 보인다.
하늘이 맑았다면 더 환상적이었을텐데, 아쉽다.
오늘 눈에 들어온 식물은 딱총나무, 닥나무, 굴거리나무, 양애깡 그리고 만주바람꽃이다.
딱총나무는 인동과의 낙엽관목인데 뼈를 붙게하는데 효과가 있어 접골목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흔히 말오줌나무라 불리기도 하지만 말오줌나무는 울릉도 특산이며 육지에서 자생하는 나무는 딱총나무다.
아래 사진은 딱총나무 잎을 고추나무잎과 비교해 본 것이며 맨 마지막 세 장은 작년 9월 초에 담아둔 말오줌때나무 열매다.
고추나뭇과의 말오줌때나무는 딱총나무를 닮아서 나도딱총나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닥나무는 한지를 만드는 재료가 되는 나무로서 전라북도 전주 인근에 흔하다.
예로부터 전주 한지가 유명한 이유도 주변에 닥나무가 풍부해서였다.
닥나무 열매를 수리딸기 오인하여 입에 넣어봤더니 뭔가가 혀에 딱 달라붙어 불쾌한 느낌을 준다.
검색 해보니 닥나무 열매에는 갈고리 형태의 가시가 있어서 이게 혓바닥을 파고 들기 때문이란다.
굴거리나무는 사계절 푸른잎을 가진 약 10m 이르는 남방계 큰키나무이다.
꽃은 4~5월에 일정한 형태 없이 잎 겨드랑이에서 피고, 열매는 10~11월 짙은 남색으로 익는다.
내장산 굴거리나무군락지(천연기념물 91호)의 면적은 약 0.5 평방 km로 내륙 박방한계선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생강 닮은 풀이 있어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양애깡이란다.
검색해보니 생강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채소로서 정식 이름은 양하, 앞으로 한달 후면 작은 죽순같은 것이 자라나오는데 그걸 데쳐 먹는다고 한다.
내장산에는 변산바람꽃, 꿩의바람꽃 그리고 너도바람꽃만 있는 줄 알았더니 만주바람꽃도 있단다.
지금까지 변산바람꽃과 꿩의바람꽃 밖에 보지 못했었는데, 만주바람꽃때문에 내년이 벌써 기다려진다.